[새벽메아리] 새만금 조력발전, 득실 또는 허실

최연성(군산대 교수)

 

삼성의 새만금 투자 발표를 지켜보면서 '갈 길이 여전히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답답하다. 그 어떤 투자라도 정치적 입김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삼성의 투자 발표는 어쩐지 어설프다. 꽤 시간이 흘렀는데도 삼성은 그 발표를 신뢰할만한 신호를 우리들에게 보내지 않고 있다. 어쩌랴.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새만금은 농지로 기획되었다가 최근 들어 산업중심 도시로 방향이 크게 틀어졌다. 그 산업이란 것도 녹색산업, 다시 말해 신재생에너지산업이 주력이란다. 심성도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겠단다. 20년 전 방조제 공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일체 거론된 적이 없는 개념들이다. 자, 그러면 매립이 완료되는 10~20년 후에는 또 무슨 산업이 거론될 것인가? 철학 없이 시작된 국토개조 사업은 부평초처럼 시류에 편승하고, 정치에 흔들리며 떠밀려갈 것이 뻔하다.

 

아무튼 현재 기준으로 신재생에너지는 재미가 쏠쏠한 산업으로 유치할만하다. 새만금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는데, 그것은 새만금이 사용할 전력의 상당량을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충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우리는 석유, 석탄, 우라늄 등의 '죽은 원료'로부터 벗어나 바람, 햇볕, 밀물과 썰물, 바이오매스 등의 '살아있는 원료'를 주로 사용해야 한다. 새만금 또한 당연히, 아니 더 모범적으로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야 한다.

 

'새만금 마스터플랜'에는 15%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되어있으나, 지금 제시된 방법으로는 솔직히 불가능하다. 5MW급 풍력발전기 175기를 세워 전체 에너지의 9.6%를 담당하겠다고 했지만 새만금 그 어디에 그 누가 경제성이 검증되지도 않은 발전소를 막대한 자금을 들여 건설한다는 말인가? 먼 장래에 기술개발로 인하여 이것이 가능해졌다고 해도 85%는 화석연료에 의존하도록 계획되어 있다. 그래서 석탄부두가 건설되며, 열병합발전소 5개, LNG 공급시설 4개소가 새만금에 건설될 예정이다.

 

이것이 과연 우리가 꿈꾸던 새만금의 모습인가? 회색도시 하나 더 만들자고 그렇게 국토를 깎고 메웠단 말인가? 정녕코 이것은 답이 아니다. 새만금은 지금 계획보다 더, 훨씬 더 녹색으로 가야 한다.

 

그 대안의 하나로 조력발전을 다시 검토해 보았으면 한다. 해수유통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분들이 많을 줄 안다. 그러나 그 동안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하자, 말자의 일방적 주장보다는 진지하게 득실을 따져보는 기회는 가져야 한다.

 

서해는 세계적으로 조석간만의 차가 커서 조력발전의 적지이다. 이미 시화호발전소가 완공되었으며, 가로림만도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외에 인천만, 아산만, 강화 등에서 서로 하겠다고 난리다. 조력발전은 풍력, 태양광과는 달리 기후와 계절에 상관없이 상시 가동되고, 원자력발전소급의 대용량이 가능하며,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기 때문에 매력적인 에너지원이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1967년 프랑스 랑스발전소 이후 전 세계 어디에도 건설되지 못한 데는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새로이 방조제를 쌓기보다는 새만금 같이 기왕의 것을 활용하는 편이 훨씬 이익이 많다.

 

새만금의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는 용담댐, 부안댐, 금강에서 가져오고, 농업용수만 자체 조달하기로 되어 있다. 다 아시다시피 새만금은 농지가 72%에서 30%로 축소된 반면 산업·관광용지 등은 70%로 확대되었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거대한 담수호가 여전히 필요한지, 해수유통은 과연 불변의 금기인지 허실을 따져볼 때가 아닌가 한다.

 

/ 최연성(군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