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2만명 시대를 맞고 있다. 작년 한해에는 2500명이 넘어왔다. 새터민 중 여성이 약 70%를 차지하고 20대와 30대가 전체의 60%에 이른다. 전북에도 347명이 정착해 있다.
이들은 탈북한 뒤 주로 중국과 동남아 등을 거쳐 한국에 들어오게 되는데 그 기간이 수개월이 걸리기도 하고 그 이상이 소요되기도 한다.
일단 한국에 들어오면 통일부 산하 '하나원'에서 12주간의 사회적응 교육을 받은 뒤 정착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원을 받는다. 기본금은 1인 세대의 경우 600만원, 주거지원금 1300만원 등 1900만원이 주어진다. 직업훈련을 받거나 취업, 또는 자격을 취득한 경우 장려금을 준다. 취약계층에게는 별도의 가산금이 주어진다.
이 돈으로 임대주택 보증금과 생활비용을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새터민들은 김대중 정부 때 가장 많은 지원을 받았다고 말한다.
새터민들은 '분단 체제하 적대국 출신이면서 동시에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중적인 사회적 지위를 갖는다. 법적으론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현실에선 저발전국 출신 이주민 대우를 받는다.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들의 정체성 혼란은 우리 사회의 몰이해와 차별, 무시 등 문화적 배타주의가 큰 요인이다.
정체성 혼란은 사회통합의 걸림돌이기도 하다. 그들에 대한 우리사회의 배타성이 가시지 않는 한 그들은 같은 민족이라는 동질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명자 전북하나센터장(전주 YWCA사무총장)은 "무엇보다 그들의 시각에서 이해하고 도움을 주는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며 "자치단체와 관련 단체들이 일반 주민과 동등하게 또는 더욱 많은 관심과 배려를 갖고 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 연장선에서 송정호 우석대 교수는 "그들의 요구를 포괄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지역사회 차원의 종합서비스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런 장치를 통해 그들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야말로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이제 새터민 문제는 통일과 남북한 사회통합의 중요한 의제가 됐다. 새터민 2만명 시대를 맞아 그들의 삶과 자립문제를 들여다 보고 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성찰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