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구체적 내용까지 제시한 것이 아니어서 과세수준은 더 두고 봐야 한다. 그러나 FTA(자유무역협정) 물결 속에서 시름에 빠진 도내 관련 농업인들이 이번 정책을 설상가상(雪上加霜)이라며 탄식과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그간 농가에 대한 과세는 작물재배로 발생하는 농업소득에는 지방세 성격의 농업소득세가 부과되고, 작물재배를 제외한 축산업 등의 소득은 국세인 축산소득세가 부과됐다. 하지만 농업소득세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사실상 과세중단에 이어 지난해 폐지된 상태다.
축산농가들의 불만이 여기에서 상대적으로 싹튼 셈이다. 조세형평성에 어긋나 축산소득세를 폐지하거나 소 30마리, 돼지 500마리 등 비과세 부업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요구해 왔다. 정부는 이 상황에서 작물재배업의 농업소득세를 부활시켜 과세의 형평을 찾고 있는 것이다. 추진방법이 섣부른 감이 없지 않다. 낡은 사고방식이다.
물론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를 해야 하는 원칙에는 동의한다. 정부의 세수확충에 초비상이 걸린 것도 인정한다. 그런데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해 새로운 세원을 발굴하는 것은 옳지만 세제개편 방향은 재고해야 한다.
정부 관계자도 잘 알고 있을 테지만 농업인들은 지금 농산물 수입개방의 타격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갈수록 피폐해지는 농촌을 생각한다면 나올 수 없는 조치다. 이번에 고소득 농가로 과세를 한정한다지만 그들 농가 또한 대부분 대출 등 적지 않은 금융 부담으로 영농활동이 버거운 현실이다.
그런 차원에서 정부는 그동안 농촌개발과 귀농인 지원 등 농촌 및 농업 살리기에 각종 지원을 약속했던 거 아닌가. 그 정책이 헛구호였던 것인지 묻고 싶다. 확실한 농업 진작책도 없이 고소득 농가에 대한 소득세 부과는 결국 농업인 전반으로 파급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농업인들의 사기를 꺾는 정책이어선 안 된다. 과세정책은 여론수렴을 거쳐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