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림 허들銀…기준기록 통과

한국 육상 여자 100m허들의 '기대주' 정혜림(24·구미시청)이 2011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혜림은 10일 일본 고베 유니버시아드 기념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여자 100m허들 결승에서 13초11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쑨야웨이(중국·13초04)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연경(30·문경시청) 뒤를 이어 한국 여자 허들을 이끌 선수로 꼽히는 정혜림은 이번 준우승으로 세계선수권대회 B기준기록(13초15)을 넘겼다.

 

지난 2년 동안 왼쪽 종아리 부상에 시달린 정혜림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자격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설 예정이었던 이연경을 제치고 세계대회에 한국 대표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남은 40여 일 동안 이연경이 기량을 끌어올려 정혜림보다 좋은 기록을 내지 못하면 태극마크는 정혜림의 차지가 된다.

 

남자 창던지기에서는 박재명(30·대구시청)이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연달아 은메달을 차지했다.

 

박재명은 4차 시기까지 76m75에 그쳐 중위권에 머물렀으나 5차 시기에서 80m19에 창을 꽂아 무라카미 유키후미(일본·83m27)를 쫓아 2위로 올라섰다.

 

이미 세계선수권대회 B 기준기록(79m50)을 통과한 박재명은 이날 A 기준기록(82m) 돌파에 도전했으나 약간 모자랐다.

 

자신이 2004년 작성한 한국 기록(83m99) 근처에만 도달한다면 충분히 가능했으나 무더운 날씨에 힘이 부쳤다.

 

함께 출전한 정상진(27·용인시청)은 78m65로 4위에 그쳤다.

 

남자 110m허들에서는 대표팀 맏형 박태경(31·광주광역시청)이 13초66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박태경은 전체 선수 중 두 번째로 빠른 0.134초 만에 출발선을 박차고 나섰으나 중반에 한 차례 허들을 건드려 흔들린 탓에 3위로 처졌다.

 

중국의 육상 영웅인 '황색 탄환' 류샹(28)이 13초22의 대회 신기록으로 4연패에 성공했다.

 

류샹은 전체 선수 중 가장 늦은 0.155초 만에 출발했으나 초반부터 급격한 스퍼트를 내며 경쟁자들을 멀찍이 따돌리고 독주했다.

 

그러나 자신의 최고 기록(12초88)은 물론이고 시즌 최고 기록(13초00)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둬 아쉬움을 남겼다.

 

경쟁자 데이비드 올리버(29·미국)의 최고 기록(12초94)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해 대구 세계선수권대회 전망도 다소 어두워졌다.

 

한편 사상 첫 메달 획득에 도전했던 남자 계주 대표팀은 39초85의 저조한 기록으로 8개 참가 팀 중 6위에 그쳤다.

 

김국영(20·안양시청)과 임희남(27·광주광역시청), 여호수아(24·인천시청), 조규원(20·구미시청) 순으로 달린 대표팀은 두 번째 주자부터 뒤로 처지기 시작해 결국 하위권에 그쳤다.

 

단거리 강국인 일본이 39초18로 우승했고, 홍콩(39초26)과 대만(39초30)이 은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5월 23년 묵은 종전 한국기록(39초43)을 39초04까지 앞당긴 계주 대표팀은 첫 메달에 도전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였으나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로 상승세가 꺾였다.

 

39초대에는 안정적으로 진입했지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전까지 목표로 잡은 38초 중반대에 도달하려면 남은 기간에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나흘간 치러진 대회에서 은메달 2개와 동메달 2개를 따내 전체 14위에 올라 동메달 5개로 19위를 기록했던 2009년 대회 때보다 성적이 좋아졌으나 2005년 이후 '노골드'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개최국 일본이 마지막 날 무려 7개의 금메달을 보태 금메달 11개로 최종 1위에 올랐고 중국이 금메달 10개로 2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