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사람] 전주기상대 이경희 예보관

"이상기후에 항상 마음 졸입니다"

"해가 갈수록 기후 변화가 심해지면서 재난이 언제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몰라 항상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어요."

 

11일 오전 11시 전주기상대. 3일간 쏟아진 폭우 상황을 전국에 전파하는 화상회의가 시작됐고 전북의 강수 상황을 통보한 전주기상대 이경희(50·기상사무관) 예보관은 9일 밤부터 내린 기록적인 폭우가 점차 수그러들고 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기상 통보문은 매일 오전5시와 오전11시, 오후5시, 밤11시 등 4차례에 걸쳐 전국의 예보관들이 그날의 상황을 점검하고, 앞으로 기상관측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정리된 내용을 언론과 유관기관에 전달한다.

 

이 예보관은 집중호우가 내린 3일새 6~7시간 밖에 자지 못했다. 소강된 비가 언제 다시 폭우로 돌변할지 모른다는 긴장감에서다.

 

이 예보관을 포함한 기상대 직원들은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정확한 상황을 파악해 추후 발생할 모든 사고의 가능성을 열어둔 비상근무태세를 유지한다.

 

특히 지난 10일 내린 기록적인 폭우는 이들의 긴장감을 가장 고조시켰다고 한다. 어디에서 어떤 비 피해 소식이 들려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예보관은 "짧은 시간동안 많은 비가 내리면 곧장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정확한 예보를 통해 미리 사고를 예방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많은 비가 예보되면 가장 먼저 2차 피해가 우려되는 공사현장 관계자에게 '기습폭우에 대비해 달라'는 주문을 하기 시작한다. 4대강 현장을 비롯한 강변과 하천공사현장은 갑자기 불어난 물로 그 어느 때보다 피해가 심각해 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는 "과거에 비춰볼 때 전북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비 피해가 적은 지역이었지만 이번 장마처럼 갑자기 많은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했다"면서 "재난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다가올지 몰라 항상 기상 화면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예보관은 최근처럼 국지성 폭우가 자주 나타나는 이상 현상도 더 이상 새로운 기상 형태가 아니라고 말을 이었다.

 

그는 "장기적 예측은 많은 자료를 분석해야 되지만 위험기상들은 더 이상 새로운 모습이 아닌 일상화되고 있다"며 "다량의 수증기로 인해 나타나는 비구름은 큰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7월은 북태평양 고기압권의 영향으로 많은 강수량이 예상되며, 8~9월에는 비소식이 줄고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며 "노인이나 어린이 등은 이상 기후 현상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을 당부했다.

 

이번 집중호우동안 뜬 눈으로 날을 새웠다는 이 예보관은 "이미 도내 전역에 많은 비를 예보했지만 이미 피해가 발생한 곳에서는 기상청을 원망할 때가 더러 있어 서운할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