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근우(18·고 2)는 학습장애 2급이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초·중학교 때까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외톨이였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맹자 어머니'처럼 전주로, 삼례로 학교를 옮겨 다녔다.
지난해 특수학교인 전주자림학교에 입학해서도 근우는 친구들의 몸짓만 눈으로 좇을 뿐 자기 자리에서 맴돌았다. 그러다가 체육시간에 강배승 교사(38)에게 "야구를 좋아하냐"고 물었고, 강 교사가 "그렇다"고 답하면서 근우의 눈은 반짝이기 시작했다.
근우는 그해 4월 운동 능력 테스트를 받고 탁구채를 잡았다. 김미하 교장은 강당 한 켠에 탁구장을 만들어줬다. 포핸드·백핸드 등 동작 하나를 익히는 데만 일주일 이상 걸렸지만, 근우는 포기하지 않았다.
한 달 만에 '제4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5월) 전북 대표에 선발된 그는 두 달 뒤 '2010 한국 스페셜올림픽'(8월)에서 단식 우승과 복식 준우승을 거뒀다. 올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선 같은 학교 정성준(고 2·지적장애 3급)과 함께 복식 우승을 합작했다. 전북 장애인 탁구 사상 최초의 금이었다.
근우는 지난 3일 끝난 '2011 그리스 아테네 스페셜올림픽' 탁구 복식에서 우승했다. 작은 교실에서조차 '미운 오리 새끼'였던 그가 세계 무대에서 꿈을 이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