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탁탁탁…."
전주 인후초(교장 서길종)의 아침은 줄넘기 소리로 시작된다.
이 학교 전교생 1600여 명은 매일 아침 수업 전 20분간 '고향의 봄'에 맞춰 줄넘기를 한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로 시작하는 이 동요 1절만 흥얼거려도 학생들은 그새 64회나 줄을 넘는다.
일반 줄넘기가 단순 반복 운동이라면 음악줄넘기는 신나는 음악과 함께하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화려한 동작을 따라하다 보면 체중 감량은 덤이다. 이런 까닭에 이 학교 학생들은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에도 삼삼오오 모여 폴짝폴짝 뛰기 일쑤다.
송지은·윤주은 양(12)은 "처음에는 귀찮고 하기 싫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친구들과 함께 음악도 즐기면서 음악줄넘기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입을 모았다. 성진 양(12)은 "음악줄넘기를 하면서 살도 많이 빠졌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 학교는 전주교육지원청의 특색 사업인 '아페(APE) 20'과 일맥상통하는 음악줄넘기를 학교 특색 교육 활동으로 선정, 주로 체육시간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기본 스텝을 지도하고, 음악줄넘기 급수제를 도입·시상하고 있다. 또한 '학부모와 함께하는 음악줄넘기 대회' 등 다양한 행사는 물론 남녀 음악줄넘기 시연단을 꾸려 지역 행사 등에도 참가하고 있다. '아페(APE) 20'은 예술(Art)과 체육 교육(Physical Education)의 머리글자이며, 동시에 앞(before lesson)을 뜻한다.
전주 인후초 학생들이 이 신통방통한 운동을 시작한 것은 3년 전 서길종 교장(62)이 부임하면서부터다. 서 교장은 지난 1997년 도내에 음악줄넘기를 처음 들여온 주인공. 전국 최초로 도내 초등 교사를 대상으로 해마다 방학 중 음악줄넘기 직무 연수를 도입한 그는 자타 공인 '음악줄넘기 전도사'다.
서 교장은 "일반 줄넘기의 경우 학생들이 대개 숫자를 세면서 뛰기 때문에 쉽게 지루해 하지만, 노래에 맞춰 뛰는 음악줄넘기는 자신도 모르게 엄청난 양의 운동을 하게 돼 자연스럽게 체력도 길러진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줄넘기의 효과로 ▲심폐기능 강화 ▲스트레스 해소 ▲운동신경 발달 ▲어린이 뼈 성장 촉진 ▲골다공증 예방 ▲체중 조절 ▲공동체 의식 ▲협동심 배양 등을 꼽았다.
전주 인후초는 13일 오후 3시 전북교육문화회관에서 전주 지역 초등학교 교장과 교사,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음악줄넘기 발표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