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이보영 전북대 명예교수가 평론집 '한국 근대문학의 문제(신아출판사)'와 함께 수필집 '거울의 세계(문예연구사)'를 나란히 출간했다.
'한국 근대문학의 의미'의 연장선에 있는 이번 평론집은 한국 근대문학이 어디에 서 있는지 다시 묻는다. 이청준의 '서편제','소리의 빛','선학동 나그네'', 조정래의 '불놀이'에서 민중의 한(恨)과 초극을 검토하고, 염상섭의 문학에서 자연주의가 아닌 민족적 위기의식에서 허무주의로 발전한 과정도 짚었다. '목가시인'으로만 알려진 신석정 시인의 현실 참여적인 성향을 강조하면서, 제국주의 비판시를 써왔다고 바로잡기도 했다.
외면적으로 풍요로워진듯 하지만 아직도 빈 곳, 허약한 곳이 많은 한국 문단에 그는 "요즘 젊은 작가들을 보면 지난 날보다 예리한 작가들이 많아졌다는 생각이 든다"며 희망을 표시했다.
수필집에는 1993년부터 3년간 '수필과 비평'에 연재된 수필들에 '원에 대한 명상','가공할 이중인격자들','염상섭과 광화문, 그리고 남산' 등을 덧댔다. 분석의 대상 혹은 러브레터의 수취인이 된 시인과 작가들의 작품을 엄정함의 굴레로 보아온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 과정이 풀어진다. 다층적인 구조를 띄는 수필집에 대해 '거울 속의 거울, 일그러진 거울, 실험적인 거울, 마술적인 거울, 나르시즘적이거나 자기기만적인 거울일 수도 있다'고 적었다.
'문예연구' 편집인을 지낸 그가 펴낸 저서로는 '난세의 문학 - 염상섭론','동양과 서양','이상의 세계','역사적 위기와 문학'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