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열흘째를 맞은 지난 18일 부안군 변산면의 변산해수욕장은 아직은 한산했다. 올해 개장이래 처음으로 바닷모래를 채우는 노정을 거친 뒤 문을 연 이 해수욕장은 아직은 '바닷모래 양빈(모래를 넣어 임시로 보수)효과'가 없는 듯 했다.
지난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서해안의 3대 피서지로 각광을 받았던 변산해수욕장은 최근들어 부쩍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1932년 국내 최초의 해수욕장이라는 자부심을 앞세웠던 이 해수욕장은 국립공원보호구역으로 묶인 탓에 신규투자가 이뤄지지 않았고, 새만금방조제공사가 끝난 2006년 4월 이후 해마다 2.5㎝씩 쓸려나갔다. 이로 인해 10만명을 훌쩍 넘겼던 여름철 방문객은 2만명에 불과할 정도로 급감했고, 결국 주민들은 한때 해수욕장 개장을 포기하기도 했다.
결국 해수욕장 주변 상가 및 주민들로 구성된 변산지역발전협의회는 지난 1월 "농어촌공사가 새만금영향해역 해저지형변화 연구를 수행하면서 변산해수욕장의 환경피해 실태 및 원인을 의도적으로 규명하지 않고, 연구과정에서 연구진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등 부당한 업무처리를 했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고, 결국 감사원은 지난 12일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이 새만금방조제 축조 이후 변산해수욕장의 환경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변산지역발전협의회측의 주장을 손을 들어줬다.
이와는 별도로 부안군 등은 변산해수욕장의 개장에 앞서 침식된 백사장의 평탄화를 위해 모래 7000루베를 새로 깔았다. 양빈용 모래는 변산해수욕장 인근의 송포항 준설공사에서 나온 바닷모래를 이용했다.
하지만 변산지역발전협의회측은 7000루베 양빈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변산지역발전협의회 윤선호 국장은 "자체조사결과 변산해수욕장을 예전과 같은 금모래밭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어림잡아 17만2500루베의 모래를 채워넣어야 한다"면서 "올해 양빈 규모로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의 경우 전체 백사장 1.5㎞의 1/10수준인 150m 가량에 채워졌으며, 그나마 침식이 심한 지역을 대상으로 양빈 및 정지작업이 이뤄졌다.
윤선호 국장은 "변산해수욕장의 부활은 이제 기지개를 켠 수준"이라면서 "앞으로 차근차근 농어촌공사와 보상협의에 나서는 한편 추가적으로 모래를 채워넣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