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농활, 한쪽에선 '민폐' 다른 한쪽에선 '봉사'

플래카드 준비 과정서 학생회관 복도·벽·화장실에 낙서

전북대 제2학생회관 3층 복도와 벽이 지난 18일 농활을 떠난 학생들이 칠한 페인트로 얼룩덜룩하다. 김준희(goodpen@jjan.kr)

"간만에 제2학생회관을 갔는데 아주 초토화가 되어 있더군요."

 

전북대(총장 서거석)는 최근 농촌 봉사활동(이하 농활)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412명의 학생들을 파견한다고 자랑했지만, 정작 학생들이 농활을 준비하는 과정은 공중도덕과는 거리가 멀었다.

 

21일 오전 전북대 제2학생회관 3층.

 

총학생회 사무실과 동아리방이 모여 있는 이곳 복도 바닥과 벽면은 빨강·파랑·검정 등 각종 페인트칠로 얼룩덜룩했다. 언뜻 전통적인 예술 개념을 타파하는 팝 아트(pop art) 같았지만, '영은♡지훈', '야한 뽀로로 수컷 좋아하는 ○○', '생교여신' 등 장난스러운 낙서와 그림이 대부분이었다. '2011. 7. 18~24', '6박7일', '농꾼들'이라는 글귀에서 농활을 앞둔 학생들이 플래카드에 구호 등을 쓰는 과정에서 바닥과 벽까지 어지럽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임채빈 씨는 앞서 20일 전북대 홈페이지(www.chonbuk.ac.kr) 자유토론 게시판에 '세계 100대 대학을 지향하는 지성인의 의식 수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대학생들이 학생회관을 이용하는 권리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학생들의 의무 또한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플랑(플래카드)이야 페인트 말린다고 하지만, 작업을 다 했으면 페인트 통이나 먹은 것들은 청소를 해야 하지 않습니까"라며 "페인트는 곳곳에 고여 있고, 화장실 세면대는 아주 시커멓게 절어 있다"고 '증거 사진'도 함께 올렸다. 김가희 씨는 "나 농활 간다고 자랑해 놓고 가신 것 같네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전북대 기계설계공학과 4학년 문모 씨(25)는 "연습하고 지우면 뭐라고 할 사람이 있느냐"며 "페인트를 지우는 돈도 만만찮을 텐데,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쓴소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