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지금 뭔가 계산을 잘못하는 것 같다. 전북에서 고립될수록 수도권과 영남권에서 표를 더 결집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지역감정을 자극해서 표를 얻겠다고 생각하면 그건 집권당의 치졸한 발상 밖에 안된다. 그간 국민들은 정치하는 사람들 때문에 모두가 지역감정 피해자가 됐다. 정치인들은 지역감정을 자극하면 표 모으기가 쉽기 때문에 대선이나 총선에서 지역감정을 백분 활용했던 것이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불모지인 전북에서 지사 선거에 나선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18.2%라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마의 두 자릿수 득표를 했다. 종전 그 어떤 선거에서도 볼 수 없었던 대기록이었다. 도내 전역에서 고르게 표가 나왔다. 후보 자신은 물론 한나라당 지도부도 놀랐을 것이다. 이 같은 표심의 변화는 그간 민주당 일당 독주에 염증을 느껴온 상당수 도민들이 어떻게든 이 같은 폐해를 극복해 보겠다는 의지였다.
지금 정부 여당이 전북을 외면하고 있다. LH 이전지 결정 과정에서 순진무구하게 정부의 분산배치안을 철석같이 믿었던 도민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반 한나라당 정서로 더 굳어졌다. 이 같은 분위기가 계속 되는 한 내년 양대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거의 표를 얻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전북도가 LH 후속대책으로 요구한 사항들이 받아들여지고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지역발전 방안이 적극적으로 나타나면 상황은 얼마든지 반전될 수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 지도부가 보이는 일련의 태도는 아니올씨다다. 홍대표가 들어서며서 호남발전특위도 해체됐고 도당 위원장 선출을 위한 도당 대회 개최도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태기표씨를 지역발전특별위원회 전북위원장에 임명했지만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아무튼 한나라당 중앙당에서 전북을 포기하는 대신 오히려 감싸는 전략을 짜는 게 지역감정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