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사무총장은 누구

김제 출신…기록원으로 인연, 걸어다니는 '야구 백과사전'

이상일 사무총장(오른쪽)이 이경재 선임기자에게 전북이 프로야구단을 유치하는데 있어 '지방 정부의 지원''의 중요성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안봉주(bjahn@jjan.kr)

프로야구계의 대표적인 실무통이자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으로 통한다. 마치 컴퓨터에서 자료가 출력되듯 프로야구 역사나 관련 수치들을 정확히 짚어낸다.

 

야구 저변에 관한 얘기를 나눌 때에도 그는 '일본은 고교 야구팀이 4,200개, 한국은 52개팀, 2006년도 등록선수가 한국은 1,493명, 대만은 7,000명, 일본은 팀이 1만1,000개' 하는 식으로 즉석에서 구체적인 수치가 술술 튀어나왔다.

 

그가 야구와 인연을 맺은 건 우연이다. 프로야구 출범 다음해인 1983년 기록원으로 KBO와 인연을 맺었다. 토목공학을 전공했던 그는 건설업체에 취직했지만 적성이 맞지 않아 그만두었다. 마침 신문에서 KBO 기록원 공개 모집 공고를 보고 응시해 합격했다. 기록원 2기 공채 출신이다.

 

현 이용일(81) KBO 총재(직무대행)가 입사 당시 사무총장이었다. 28년째 이어오고 있는 인연이다. 자신의 결혼식 주례를 이 총재가 섰고 내친김에 딸 주례도 이 총재한테 부탁할 참이다. 한 사람이 '부녀 주례'를 맡는 이색기록이다.

 

야구경기를 처음 본 건 고 1때 롯데가 전주에서 아마추어 시범경기를 할 때였고, 고 3때인 1976년 대통령배 대회가 인연이 돼 야구에 빠졌다. 군산상고에서 김성한 김용남 김종윤이 활약할 당시 1사1루 마지막 공격에서 김종윤이 역전 투런 홈런을 날렸을 때 짜릿한 감동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대학 시절 봉황기 야구대회 때는 경기가 열린 16일중 15일이나 경기를 관람했다. 이쯤 되면 '야구 광'이다.

 

운영부장과 홍보부장, 사무차장, 총괄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KBO에서 잔뼈가 굵었고 이젠 터줏대감이 됐다. 사무총장은 2009년 7월 승진 발령돼 2년째 KBO의 실무 행정을 총괄하고 있다. 내부 승진으로 사무총장이 탄생한 것은 지난 91년 안희현 사무총장 이후 두번째다.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강단 있고 세심한 일처리를 해온 덕분에 야구계 내외에서 신망이 두텁고 대인관계도 넓다. 김제 청하 출신으로 원광고와 명지대, 성균관대 대학원을 나왔다.

 

사무처 직원들이 서울에서 제각기 모교 야구경기가 있을 때면 응원하러 가는 게 그에겐 부러운 광경이다. 원광중고 재단 책임자를 만났을 때 "음료수 사들고 모교 야구경기 응원하러 가는게 소원"이라며 야구부 창단을 주문할 만큼 열의가 대단하다. 그 책임자는 즉석에서 관계자를 불러 검토해 보라고 했지만 그 뒤 반가운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