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근한 정서가 담긴 땅이름 지켜내야죠"

새주소사업 개선 나선 행심스님

 

도로명 새주소 사업 개선 운동을 벌이는 익산시 용안면 자명사의 행심 스님을 찾았다. 불교신문 누리집에 새주소(도로명 주소) 사업의 부당함을 지적한 글을 올린 주인공이다. 출가 수행자로서 조심스러웠는데 불교신문(7월 20·23·27·30일 보도)에서도 연거푸 새주소 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스님이 거처하는 주소는 '법성리 279번지'다.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누리집(www.juso.go.kr)에 들어가 보니 '용안교동 1길 83'과 '을동길 76-12' 등 두 가지가 나온다. 지난해 인구조사 때에는 '을동길 76-12'라고 붙여 놓았다. 스님은 "대체 어느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새주소사업에 반대하는데 대해 "수행자는 수행에만 전념해야 하는데 신도들이 가만히 있어서 나서게 됐다"며 "새주소 사업을 잘못하면 민족문화를 말살하고 민족의 뿌리를 흔들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지명에는 전설과 애틋한 사연이 내포되어 있어 대부분 고을 이름만 들어도 그 고장에 대한 역사와 유래를 짐작할 수 있다"는 그는 "설령 조금은 촌스럽고 세련되지 못한 이름일지라도 그 속에는 나름대로의 질박하고 아름다운 한국적 정서와 우리만이 느낄 수 있는 푸근함이 담겨 있으니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요하다면 도시에서 시범적으로 하면서 좀 더 검토를 하고, 문제가 더 확산되기 전에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거다. 그는 지난 번 교통신호등도 시험했다가 원상태로 되돌린 것을 예로 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