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클(snorkel·잠수 중 물 밖으로 연결해 숨 쉬는 데 쓰는 관) 위치는 항상 정수리 위로 올라오게 하고…."
9일 오후 2시30분 전주완산수영장.
전북수중협회(회장 김행표) 조준 전무(52)가 스킨 다이빙(skin diving)에 대해 설명하자 옆에서 전북농아인협회(회장 문현성) 수화통역사 김은진 씨(30)가 실시간으로 '생중계'한다.
전북장애인체육회(회장 김완주)가 주최하고, 전북수중협회가 주관하는 스킨 다이빙 강습 첫날.
이마에 물안경, 발에 물갈퀴를 착용한 농아(聾啞·청각 장애인과 언어 장애인을 아울러 이르는 말)인 10명의 눈이 초롱초롱하다. 전북장애인체육회 송성근 사업운영과장(47)과 수화통역사 이경옥 씨(36)도 이날은 '수강생' 신분으로 모두 수영복을 입었다.
이들은 오는 9월 7일까지 4주간(매주 화·수·목요일) 전주완산수영장에서 일명 핀수영(fin swimming)이라고도 불리는 스킨 다이빙을 배운다. 스킨 다이빙은 수중안경이나 잠수용 발 지느러미 등 간단한 잠수용구만 착용하고 잠수하는 것.
제일 먼저 물 속에 뛰어 든 주현 씨(53)와 박규흠 씨(35)가 서로 물장난을 친다. "지난 2009년 이미 이 강습을 받았다"는 그들을 강승희 씨(41)가 부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청각장애 2급인 강 씨는 "중학교 때 수영 선수였지만, 2남1녀를 키우다 보니 수영도 하다 말다 했다"며 "스킨 다이빙도 물에서 하는 운동이라 이번 강습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오순 씨(40)는 "2년 전 강습을 받았는데, 오리발로 차면 앞으로 쑥쑥 나가는 기분이 최고"라며 수줍게 웃었다.
"차이요? 없어요. 오히려 농아인들이 비장애인보다 나아요. 수화로 대화하기 때문에 물 속이나 물 밖이나 똑같아요."
조 전무는 "농아인들에게 스킨 다이빙을 가르치는 데 힘든 점은 전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