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총장 "불교계, 인류평화 기여해달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0일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해 "불교계가 인류 평화에 기여해달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날 오후 3시 16분께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에 있는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환담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반 총장은 "유엔의 3대 목표가 평화 안보, 안정 개발, 인권보호인데 이를 위해서는 종교계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면서 "이 때문에 유엔은 종교 지도자들과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최근 극단주의자들이 나오고 있고 각국의 관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갈등이 표출되는 경우도 많다"면서 "불교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신도도 많으므로 작게는 한반도의 평화, 크게는 인류 평화에 기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과 자승 스님의 환담은 약 30분간 이뤄졌으며, 처음 10분가량은 공개되고 나머지 20여분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비공개 환담에서는 반 총장이 2008년 10월 네팔 남부에 있는 불교 성지인 룸비니를 방문한 일이 화제였다고 조계종 측은 전했다.

 

반 총장은 룸비니 방문을 회상하며 "첫 번째 성역화 공사를 한 뒤 관리를 안 하고 방치해 엉망이 돼서 가슴이 아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년에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함께 룸비니를 다시 한번 방문할 계획이라며 "다녀 와서 원장스님을 한 번 더 찾아뵙겠다"고 약속했고, 자승 스님은 "가능하다면 그때 동행하겠다"고 답했다고 조계종 관계자는 전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반 총장은 공무원 재직시절 첫 월급을 타자 조계사에 와 참배하고 보시했을 정도로 불교와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안다"면서 "그 인연을 소중히 여겨 바쁜 일정에도 총무원을 찾아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