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한 '용기(龍旗)'의 춤…건강한 농촌마을 풍경

13일 오후 5시 삼천 둔치서 '칠월백중 전주기접놀이'

다시 용기(龍旗)가 날아오른다. 용기는 농신(農神)이 강림하는 하늘과 땅 사이의 매개물. 예로부터 농사를 지으려면 마을 장정들의 힘은 세야 했다. 용기싸움은 힘을 과시하기 위해 시작된 놀이. 깃죽이 부러지거나 꿩장목이 땅에 떨어지면, '형님마을', '아우마을'로 갈리는 건 시간 문제다.

 

전주기접놀이보존회(회장 임양원)가 13일 오후 5시 전주 삼천둔치에서 옛 전주부 우림면과 난전면(전주시 삼천동 평화동 일대)에서 이어지던 민속놀이 '칠월백중 전주기접놀이'를 펼친다. 보통사람은 들고 서 있기도 어려운 용기를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용기놀이는 가장 큰 볼거리. 기를 부딪치며 서열을 가리는 용기싸움과 각 마을 농악이 어울려 풍년을 기원하는 합굿놀이는 우리가 잃어버린 건강한 농촌마을의 풍경이다. 앞서 비아마을에서 마지막 논매기를 뜻하는 '만두레'도 재현, 두레풍장과 농기고사 등 농촌마을의 소중한 전통도 만나볼 수 있다.

 

1956년 전주 중평마을에서 열린 마지막 놀이를 끝으로 한동안 맥이 끊겼던 전주기접놀이는 1997년 전주 삼천동 계룡리를 중심으로 보존회가 창립되면서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비아·정동·용산·함대 등 참여 마을이 크게 줄었으나, 보존회의 노력으로 올해도 10월 여수에서 열리는 한국민속예술축제 전국대회에 전북 대표로 출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