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한반도가 아열대기후 현상을 보이는 등 달라진 기상여건을 눈여겨 보고 있다. 올해 집중호우도 이상기후의 결과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기후변화를 감안한 하천관리나 수방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언제든 큰 피해가 반복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비로 댐 하류 주민들의 애간장을 녹였던 섬진강 댐은 수문 최하단부가 192m에 위치해 있어 댐 위험 수위인 200m와는 불과 8m 차이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구조로는 폭우 때 사전 방류를 통한 댐 수위 조절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댐 중간에 여수로를 설치해 물을 빼낼 수 밖에 없을 터인데 2013년 준공 예정인 이 여수로 공사마저 예산 부족으로 지연되고 있다. 정부가 이 사실을 알고도 주민들이 사고나 피해를 당한다면 살인을 방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범람 우려가 있었던 동진강 등 다른 하천도 보다 근본적인 관리계획과 수방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종전에는 250mm 이상 강우량을 보인 적이 별로 없었지만 이상 기후 현상 때문에 앞으로는 300㎜ 이상의 '물 폭탄' 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물이 강을 넘치지는 않았지만 동진강이 범람했더라면 평야지대에 상상 이상의 피해를 끼쳤을 것이다.
정부나 자치단체의 안일한 자세 때문에 댐이나 강 하류 주민들이 침수피해를 되풀이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전북지역의 비 피해 규모는 2000억 원을 넘는다. 김황식 국무총리가 그제 '물 폭탄' 피해를 입은 정읍지역을 방문한 뒤 예산지원과 특별재난지역 지정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한시간 동안의 짧은 방문이지만 피해 현황을 직접 눈으로 보고 여러 대책을 건의 받았기 때문에 곧 지원대책이 나올 것으로 믿는다.
아울러 특별재난구역 선포도 응급복구에 따른 폐기물과 쓰레기 문제가 심각한 만큼 가급적 빨리 이뤄져야 한다.
분명한 것은 땜질식 대응이 아니라 근원적 처방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후현상이 종전과 달라지고 있는 만큼 이에따른 적정한 하천관리계획을 세우고 수방대책도 종전과는 다른 차원의 대응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