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우리금융 인수 포기는 금융불안 때문

우리금융지주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사모펀드(PEF)들이 막판에 잇따라 백기를 들었다.

 

인수 의향을 보인 3곳 중 2곳이 17일 예비입찰에 불참한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예비입찰 마감일인 이날 금융위원회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우리금융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삼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보고펀드와 티스톤파트너스는 제안서를 내지 않았다.

 

보고펀드가 완주를 포기한 데는 미국발 신용위기가 결정타로 작용했다.

 

이 펀드 관계자는 "최근 자본시장이 혼란해지고서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했던 일부 금융지주사가 이탈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로 컨소시엄을 재구성하기도 했으나 이는 인수취지에 어긋나고 낙찰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해 결국 도중하차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보고펀드는 한국금융지주에 컨소시엄 일원으로 참여해 줄 것을 제의했다가 거절당하고서 불참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티스톤이 인수경쟁을 중단한 것도 최근 자본시장의 불안 때문이었다.

 

이 펀드는 미국계 사모펀드인 JC플라워즈 등 외국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지만 최근 주가 급락으로 국내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자 고심 끝에 불참을 결정했다.

 

티스톤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우리금융의 주가가 많이 내려간 점을 고려했다. 인수 가격이 낮아지면 헐값 매각 논란이 일 것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입찰의향서(LOI)를 제출했을 당시만 해도 국내 투자 비중을 70%까지 높일 계획이었으나 최근 자본시장의 불안으로 이 부분이 충족되지 않은 점도 예비입찰에 나서지 않은 이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MBK파트너스가 독주하는 형국이 됐다.

 

이 펀드는 경쟁 관계였던 다른 사모펀드들의 불참 결정과 상관없이 우리금융지주 인수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단독 입찰이지만 법적으로는 문제없다. 포기할 생각이었다면 제안서를 내지 않았을 것이다. 끝까지 관련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통상 우리금융지주 규모의 입찰에는 2곳 이상이 예비입찰에 참여해 심사를 통과해야 유효경쟁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우리금융의 매각이 정상적으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시장에서도 사모펀드 한곳만 참여해 정부가 매각에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