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본회의장 최상석에 위치한 의장 단상의 높이를 30cm 낮추기로 했다. 의장 단상은 인위적인 권위의 상징으로 집행부를 내려다 보고 회의를 주재하도록 높게 위치해 있다. 그런데 시의회가 이걸 뜯어고쳐 집행부와 눈높이를 같이 하겠다는 것이다.
의장실과 부의장실로 나뉘어 있던 부속실을 하나로 통합하고 의장실과 부의장실 공간도 일부 축소하는 한편 의장 비서실을 없애고 그 곳을 여성 의원 전용휴게실로 활용할 방침이다.
또 철문으로 돼 있는 각 상임위원회 출입문도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유리문으로 바꿔 투명성을 높이고, 민원인과 의원들이 1:1로 상담할 수 있는 공간과 민원인들이 대기하며 즐길 수 있는 '북 카페'도 신설하기로 했다.
의회 스스로가 대대적인 외양개혁의 뜻을 밝힌 것이다. 권위를 버리고 자세를 낮추면서 비좁은 의회 청사공간도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지방의회는 그동안 주민 권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부정적인 평가도 많다. 권력화되고 잇권에 개입하며 뇌물수수 같은 불미스런 일을 저질러 전체를 싸잡아 욕 먹게 한 일도 있었다. 또 어떤 의회는 내 앞에만 큰 감을 놓으려 집행부를 닥달하고, 양보나 겸손 같은 미덕은 아예 찾아볼 수조차 없는 이기주주의적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이런 마당에 전주시의회가 권위를 버리고 민원인 편익을 먼저 생각하는 개혁을 벌이는 것은 박수 받을 일이다. 전시적인 액션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그럴 망정 내용이 합리성을 띠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 집행부와 소통하고 민원인 편의성이 높아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전북도의회나 다른 시군의회도 전주시의회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개혁적인 조치를 통해 권위의식에 찌든 행태를 털어내고 낮은 자세로 임한다면 그동안의 부정적 이미지도 희석될 것이다. 주민들한테 백번 칭찬 받을 일이다.
이왕 내친 김에 외양개혁에만 그치지 말고 전주시의원들 스스로의 내적인 개혁도 병행됐으면 한다. 전문성 함양과 도덕성 고양, 주민에 대한 서비스 향상, 권위주의적인 의식 벗겨내기 등이 그러한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