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공사로 벼농사 망쳤다" 김제지역 주민들 피해보상 요구

봉남면 용신·신흥·회성리 주민 100여명 "배수로 물길 막아 논 250여ha 물에 잠겨"

김제 봉남면 용신리 들녘에서 농민이 집중호우로 물에 잠긴 벼를 트렉터로 갈아 엎고 있다. (desk@jjan.kr)

김제시 봉남면 용신·신흥·회성리 주민 100여명이 이달 초 쏟아진 집중호우때 용신리 들녘이 KTX공사로 인해 물빠짐이 원활치 않아 큰 피해를 입었다며 트렉터로 논을 갈아엎는 등 불만을 표출하며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29일 용신리 및 신흥·회성리 주민 100여명은 정읍시 감곡역 근처(S물산 현장사무소 근처)에서 집회를 갖고 "S물산이 시행하고 있는 호남고속철도 제4-1공구간 사업 시 배수로에 삐아를 세워 물길을 막는 바람에 논 약 250여ha가 물에 잠겨 큰 피해를 입었다"면서 "한 필지 수확 예상량의 80%를 피해 보상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주민들은 용신리 들녘 김정수(55, 봉남면 용신리)씨 논 1200평에 심어져 있는 벼(신동진벼)를 트렉터로 갈아 엎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달 초 집중호우때 S물산이 시행하는 고속철도 사업으로 인해 용신리 등 3개리 12개 마을 250여ha 57농가가 피해를 입었으며, 7월 초 비가 많이 왔을땐 약 20시간이면 물이 빠지던 곳인데 8월 초에는 무려 80시간(약 3일간)넘게 벼가 물에 잠겨 있었다고 주장했다.

 

주민대책위 김길두 위원장은 "이달 초 집중호우 시 용신리 들녘은 완전히 바다 같았다"면서"당시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은 할 말을 잃은 채 넋을 잃었었다"고 말했다.

 

박흥식 김제농민회 회장은 "이번 집중호우때 호남고속철도 공사로 인한 피해는 비단 봉남면 용신리 등 뿐만 아니라 용지·백구·검산동 지역도 피해가 크다"면서 "우리 농민들이 똘똘뭉쳐 농민들을 무시하는 정부당국 및 공사 시행사로부터 피해에 합당하는 보상을 받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자신의 논을 트렉터로 갈아 엎은 김정수(55, 봉남면 용신리)씨는 "자식같은 벼를 갈아엎을때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침통했다"면서 "오죽했으면 자식같은 벼를 갈아엎었겠는가를 정부당국 및 시행사가 헤아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