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42)는 최근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오다 외제차(벤츠)와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다.
사고처리 결과 외제차의 과실은 70%, 본인(아반떼)의 과실은 30%가 나와 안심했던 이씨는 보험사에서 청구한 비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자신 차량의 수리비는 150만원이었지만 외제차 수리비가 무려 2000만원이나 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씨는 과실에 따른 외제차 수리비 일부와 렌트카 비용을 포함해 800여만원을 부담하게 됐다. 이씨가 부담한 항목은 외제차 수리비의 30%인 600만원과 수리기간 동안의 렌트비용 및 병원 치료비가 포함된 금액이다.
반면 과실이 70%나 됐던 외제차량 운전자는 이씨 차량 수리비의 70%인 105만원만 부담했다.
29일 전북도에 따르면 7월말 현재 도내에 등록된 수입차는 9814대로 지난해 말 8344대에 비해 약20% 증가했다. 2005년 3683대에 불과하던 도내 수입차는 2008년 5487대로 2배 가까이 늘었고, 6년만인 올해에는 3배가 늘어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외제차량이 증가한 만큼 일반차량 대 외제차의 사고율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개발원의 통계자료를 보면 지난 3년간 대물사고 건수는 평균 8.7%가 증가했고 이 가운데 보험금이 50만원 미만인 사고는 평균에도 못 미치는 4.9%가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외제차와의 사고가 주류를 이루는 1000만원 이상 사고는 20.6%나 증가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국산차량 운전자들이 자신들의 옆을 지나는 외제차가 나타나면 아예 길을 양보하거나 피하는 등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외제차와 사고가 나면 무조건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하고 실제 부담도 커서 피해율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