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각개약진 - 백성일

광주 전남 사람들은 단합이 잘 된다.지역에 큰 일이 생기면 유지들이 앞장서서 힘 모아 해결한다.지역발전을 위해 중앙 정치권에 로비가 필요하면 업체들이 로비자금을 마련해서 적극 나선다.중앙서도 광주나 전남에서 왔다면 일단 관심을 갖는다.그들은 비판적이면서 적극적이기 때문이다.서울서도 호남향우회하면 단합 잘되는 조직으로 손꼽는다.여기서 호남향우회는 광주 전남 특히 고흥군 향우회를 지칭한다.

 

우리 전북은 어떤가.힘들게 살아서인지 잘 뭉쳐지질 않는다.어른도 없고 기업하는 사람들이 나서는 것도 별로 없다.뒤통수 치는 사람만 많다.앞에 나서면 잘난체한다고 총질하고 나서야할 때 또 안 나서면 안나선다고 돌 팔매질 한다.이런 분위기라 처세하며 살기가 어렵다.대신 진정 투서가 많다.불신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산업화가 미진해 지역이 너무 느슨하기 때문이다.

 

그간 도내 정치권을 보면 꼴불견이다.민주당이 20여년간 일당 독주를 하며 잘 해먹은 탓이 크다.지역에서 완장차고 세도깨나 부렸다.윤흥길의 소설 '완장'에 나오는 종술이 마냥 기세등등 했다.지방의원만 되면 무슨 큰 벼슬이라도 한양 목에다 힘주고 다닌다.눈꼴 사나워 못볼 지경이다.주민들이 손가락질 하는 줄도 모르고 폼만 잡는다.집행부 직원들을 마치 종 다루듯이 한다.심지어 도의원들이 국장 한테 재털이 심부름까지 시켰지 않았던가.

 

이 같은 원인은 지역에 어른들이 없고 국회의원들이 잘 못하기 때문이다.사실 LH때 전북의 치부가 까발려졌다.전술과 전략부재가 통째로 드러났다.여당 대통령후보까지 지낸 국회의원이 청와대 담벼락 밑에 가서 데모를 했으니까 말이다.어른스럽지 못했다.남들이 보면 깔깔댈 이야기다.한편의 코미디였다.정치권도 내년 총선 때문에 얼쩔 수 없이 면피하러 따라 다녔다.

 

지금 전남은 박지원의원을 민주당 대표로 만들기 위해 똘돌 뭉쳤다.박주선의원도 나섰지만 박지원의원을 더 염두에 두고 있다.전북 같으면 어떻게 할까.정동영·정세균최고위원부터 마이웨이다.외연 확대를 통한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각개약진할 수 있지만 꼭 좋게만은 안 보인다.지난 전주 국회의원 보궐선거때 공천을 놓고 두 최고간에 루비콘 강을 건넜기 때문이다.내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두 최고가 앙금을 풀고 빨리 손잡아야 전북 정치권이 살 수 있다.

 

/ 백성일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