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형'들부터 잡고, 세계무대로 나가야죠"

亞 청소년 우슈 대회 태극권 金 · 태극권 銀 휩쓴 전북체고 유원희

'2011 아시아 청소년 우슈 선수권 대회' 남자부 투로 태극권에서 금메달과 태금검에서 은메달을 딴 유원희선수가 '사부'인 박희철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desk@jjan.kr)

"남들은 '왜 이렇게 걸어다녀?', '할아버지야?'라고 놀리지만, 태극권은 장권이나 남권같이 화려하진 않지만, 그 안에 더 무서운 게 있어요. 죽을 때까지 연습해도 마스터(master·숙달) 못하는 게 태극권이에요."

 

지난달 22일 중국 상하이에서 끝난 '2011 아시아 청소년 우슈 선수권 대회' 남자부 투로 태극권에서 금메달을 따고, 태극검에서 은메달을 딴 유원희(전북체고 3학년·3단)는 "멋있어서 시작했는데, 막상 도장에서는 마보·궁보 등 기본 자세만 하고 만날 앉아 있어서 처음엔 실망했다"고 말했다.

 

전주양지중 2학년 때 수양체육관(전주 효자동)에서 우슈에 입문한 그는 중 3 때 처음 출전한 대한우슈협회장배 태극권(24식) 부문에서 우승하며 지금까지 고등부 태극권·태극검 종목에서 1인자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그의 '사부'인 박희철 전북우슈쿵푸협회(회장 김홍만) 전무이사(48)는 "원희는 키 179.3㎝에 몸무게 68㎏으로 태극권에 맞춤한 체형"이라며 "시합을 뛸 때 다른 선수들처럼 긴장하지 않고 외려 즐긴다. 시합 체질로 역대 선수들 중 최상"이라고 '애제자'를 칭찬했다.

 

하지만 유원희가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 우슈 사상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리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박 전무는 "당초 원희는 한 국가에서 장권·남권·태극권 등 세 종목에서 2명만 나갈 수 있다는 규정에 걸려 대표팀 명단에서 빠졌다가 대회 2주 전 장권 선수가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가까스로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원희는 "어릴 때부터 정부와 자치단체의 지원 속에 체계적인 훈련을 받고 있는 외국 선수들이 부럽다"고 말했다. 한창 성장기라 시합에 나갈 때마다 '작아지는' 도복과 투로화, 병기 구입비부터 체육관비, 훈련비 등을 고스란히 부모님이 대야 하는 본인의 처지와 대조되기 때문.

 

유원희는 올해 우슈 남자 고등부가 신설되는 전국체전 '금메달 0순위'.

 

"시합에 져도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랑 붙고 싶다"는 그의 꿈은 당차다.

 

"목표를 정해 놓은 건 없어요. '갈 때까지 가보자'죠. 일단 전국체전에서 금을 따고, 내년 대학부 올라가면 천천히 우리나라를 잡고, 세계에 나가서 다 잡아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