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레슬링협회는 2일 오후 4시30분 전북체육회관 2층 회의실에서 '회장 궐위에 따른 신임 회장 선출'이란 안건으로 임시 대의원총회를 연다.
오승엽 전 회장(62·(주)폴머 대표이사)은 지난 4월 말 '일신상의 사유'로 돌연 사임했다. 지난 2009년 1월 제22대 회장에 취임한 오 전 회장의 임기는 내년 12월 31일까지였다.
지난달 26일 후보자 모집을 마감한 결과, 배기열 예원예술대학교 레저스포츠학과 교수(59·문화예술대학원장)가 단독 신청했다고, 전라북도체육회(사무처장 고환승)는 1일 밝혔다.
이번 대의원총회는 지난 6월 29일 같은 안건으로 소집된 임시 대의원총회가 '절차상 하자'로 무효가 되면서 다시 열리는 것.
당시 후보는 민경선 전 대구한의대 교수(66)와 진효근 (주)진산 대표이사(56)였다.
전주영생고에서 레슬링을 한 민경선 후보는 현 집행부 이사회가, 비(非)경기인 출신으로 2000년대 중반 전북농구협회장을 지낸 진효근 후보는 전 집행부 쪽과 가까운 전주대 대의원이 각각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의원총회에는 전체 대의원 15명 가운데 12명이 참석했고, 투표 결과 6:6 동률이 나왔다. 하지만 '동률인 경우 연장자를 당선인으로 한다'는 도체육회 정관(가맹 경기단체 규약 준칙)에 따라 민 후보가 새 회장에 선출됐다.
사달은 대의원총회 이후 불거졌다.
양측에서 동시에 일부 대의원의 자격 여부에 대해 '심판'격인 도체육회에 이의 신청을 제기했기 때문.
현 집행부 쪽에선 진 후보를 내세운 전주대 대의원 오모 체육과장의 추천서가 해당 대학 총장의 직인이 아닌 체육부장의 직인이 찍힌 것을 문제 삼았다. 아울러 당시 투표용지에 적힌 진 후보 이름이 '전효근'으로 잘못 표기된 것도 거론했다.
전 집행부 쪽도 맞섰다. 이리영등중 교장이 대의원으로 A를 추천했는데, 정작 대의원총회엔 B가 참석했다며, 현 집행부가 대의원을 바꿔치기했다고 주장한 것.
도체육회 조사 결과, 양측의 주장은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전북레슬링협회가 요청한 신임 회장 인준(승인)을 보류했던 도체육회는 지난달 "자격이 없는 대의원들이 참여한 투표는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당시 민 후보를 선출한 대의원총회 자체를 무효화했다. 2일 열리는 대의원총회도 도체육회가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 경기운영부의 유권 해석에 따른 것이다.
이번 대의원총회에서 배기열 교수가 전북레슬링협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될 지는 미지수. 현 집행부와 이에 반대하는 '야당' 사이 감정의 골이 여전히 깊은 탓이다.
전북레슬링협회는 이번 후보자 모집 공고를 내는 과정에서 처음(8월 18일)에 후보 자격을 '레슬링 경기인 출신'으로 제한했다가 '반대파'의 반발과 도체육회의 중재로 나흘 뒤 이를 푼 바 있다. 오 전 회장의 사임 뒤엔 협회 내부의 이런 '알력'이 작용했다는 관측도 나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