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예찬] 등록금과 제주 강정마을

최윤미 (전주교대 신문사 편집국장)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혹은 나와 관계없는 다른 것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살까. 세계는 지구촌 사회라 칭해지며 점점 더 다른 나라, 다른 사람과의 거리가 밀접해지며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우리는 오히려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과 그들에 대한 이해, 그들의 문제에 대한 공감능력이 부족해져 가는 것 같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우리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많은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파업,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시위, 제주도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문제 등 우리가 무심코 스쳐가는 기사의 제목들 속에는 그들의 절박함이 있다.

 

아마 나 또한 2년 전의 깨달음이 없었더라면 이러한 기사들을 아무 생각 없이 읽고 넘어가곤 했을 것이다. 내가 1학년일 때 우리 학교는 약 한 달간의 동맹휴업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생각해보면 정말 힘들었던 순간들이었다. 서명을 받고 우리의 상황에 대해 홍보를 다니는 등의 활동으로 몸이 힘든 것 보다, 우리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바로 그것이 우리들만의 외로운 싸움이었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생각할 때는 우리의 문제는 너무나 중요한 문제이고 다른 사람들의 공감과 지지가 절실히 필요한 문제였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란 너무 힘들었다. 관심조차도 얻기 힘들었다. 그 때 우리의 투쟁은 그렇게 나에게 상처로 끝이 났다. 하지만 그 시간은 나에게 깨달음 또한 함께 남겨주었다.

 

그 후로 나는 비록 다른 사람들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까지는 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물론 그들이 나눠주는 종이를 그냥 버리지 않고 자세히 읽거나, 뉴스기사를 지나치지 않고 보는 등의 아주 작은 관심의 행동을 실천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작은 행동 또한 하나의 사회참여가 될 수 있고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깨달음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을 안다. 사실 우리 학교는 국립으로 등록금이 사립에 비해 비싸지 않아 학우들이 등록금에 큰 문제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 학교 총학생회가 한대련의 반값등록금 시위에 참여하고, 방학을 이용하여 제주 강정마을에 다녀오는 등의 활동을 하는 것을 보았을 때, 나는 우리의 문제에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다른 사람들의 문제에 공감을 해야 한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그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이렇게 스스로 작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우리 모두가 이 사람들처럼 적극적인 행동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걸 안다. 그러나 남들에게 보여준 나의 관심이 언젠가는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생각하고 작은 관심의 행동부터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마지막으로 독일의 신학자, 마르틴 니묄러의 말로 마무리 지으려 한다.

 

나치가 공산주의자를 잡아갔을 때 / 나는 침묵했습니다 /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사민주의자들을 가두었을 때 / 나는 침묵했습니다 / 나는 사민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노동조합원을 체포했을 때 / 나는 항의하지 않았습니다. /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유대인을 잡아갈 때 / 나는 침묵했습니다. / 나는 유대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나를 잡아갈 때 / 아무도 없었습니다. / 항의할 사람들이.

 

/ 최윤미 (전주교대 신문사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