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원장동 황방산 근처에서 기원전 3~2세기 무렵 수장 혹은 군장이 묻힌 곳으로 추정되는 무덤이 발굴됐다.
수장급 무덤인 토광묘에서는 각종 동경과 동검 등 청동기 유물도 상당수가 출토돼 이같은 추정을 뒷받침했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전북문화재연구원(원장 김종문)은 지난 6월부터 전북혁신도시 건설부지(4구역-도시부)에 포함된 전주 덕진구 원장동 유적을 발굴조사한 결과, 16지구 구릉 정상부 남서쪽 경사면에서 초기철기시대 토광묘 5기를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움무덤이라고도 하는 토광묘란 땅을 파서 무덤방을 만들고 목관을 안치한 무덤이다.
조사 결과 목관 흔적이 발견된 1호 토광묘의 목관 내부에서 동경 2점, 동검 2점, 검파두식(칼끝장식) 2점, 관옥(대롱옥) 17점, 환옥(둥근옥) 2점이 발견됐으며, 목관 외부에서도 동과(청동꺾창) 1점, 동검 3점, 동사(청동 새기개) 1점, 동부(청동도끼) 1점, 검파두식 1점 등의 청동기가 다량으로 출토됐다.
또 2호 토광묘에서는 세형동검과 흑도장경호(黑陶長頸壺. 검은빛이 돌고 목이 긴 항아리)가 출토됐고, 3호 토광묘에서는 삼각형 석촉(돌화살촉), 세형동검, 검파두식, 흑도장경호 등이 수습됐다. 4호 토광묘에서는 원형점토대토기, 16호 토광묘에서는 세형동검과 동사, 흑도장경호 등이 발견됐다.
전북문화재연구원은 "원장동 유적 반경 1㎞ 안에는 완주 갈동유적과 신풍유적을 비롯해 유사한 고고학적 양상을 보이는 유적이 있다"면서 "이를 통해 원장동 일대를 중심으로 당시 최고 선진문물을 받아들인 정치세력 집단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종문 원장은 "한강이남에서 가장 강력했던 마한 정치체의 성립과 관련되는 유적"이라며 "이는 미륵산에서 모악산에 이르는 공간이 마한의 정치 문화의 중심지로서 한반도에서 가장 강력했던 정치체를 이뤘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굴로 인해 마한이 전주, 익산, 완주 등지에 걸쳐 성립됐었음을 확실히 뒷받침하는 결정적 단서라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