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첫 선을 보이는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 9는 '새 출발'을 전면에 내세웠다.
초반의 독한 캐릭터가 시즌을 거듭하면서 많이 순화됐다는 애청자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주인공 영애(김현숙)의 캐릭터를 다시 강하게 가다듬고 새로운 캐릭터도 대거 투입한다.
홍보 포스터 역시 영화 '툼 레이더'의 여전사 라라 크로포드(안젤리나 졸리)를 패러디해 강한 영애의 캐릭터를 강조했다.
최초 기획자인 정환석 PD가 다시 연출을 맡은 것도 이 같은 변화와 맥을 같이 한다.
정환석 PD는 7일 오후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후배 PD가 그간 잘해왔는데 디테일 면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며 "시청자들이 굉장히 익숙함을 느끼는데 사실 익숙하다는 게 좋은 것은 아니다. 캐릭터의 변화라든지 새로운 인물을 투입하는 것은 기존 연기자들에게 긴장감을 주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2007년 4월 첫선을 보인 tvN의 '막돼먹은 영애씨'는 직장생활의 애환과 가족간 갈등, 남녀간의 사랑 등 30대 여성의 주변에서 일어난 법한 일을 현실적으로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4년 반동안 시즌 9까지 오면서 국내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란 타이틀도 얻었다.
'영애씨'를 여기까지 이끌어온 1등 공신은 주인공 김현숙이다. 김현숙은 노상방뇨 연기도 불사하며 매 시즌 온몸을 던지는 열연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김현숙은 "김현숙이란 이름이 이제 어색하다"며 감회를 전했다.
그는 "포스터를 보면 아시겠지만 초심으로 돌아가 좀 더 막돼먹은 영애로 돌아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며 "앞으로도 소시민의 삶에 계속 공감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PD는 오랜만에 호흡을 맞추는 김현숙에 대해 "이제는 예뻐지려고 너무 많이 꾸미는 것 같은데 뭐라고 할 수도 없다"며 뼈 섞인 농담을 던졌다.
그는 "현장에서 막돼먹은 행동을 요구할 때 본인이 그걸 부담스러워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정말 초심으로 돌아가줬으면 좋겠다. 너무 재는 거 아닌가"라면서도 "그런데 프로이기 때문에 말은 투덜거려도 결국엔 한다. 책임감 있는 연기자다"라고치켜세웠다.
영애의 '앙숙' 정지순 역의 정지순은 "이번 시즌에는 영애와 동등한 입장이 아니라 과장으로 승진해 윗사람으로서 괴롭히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봄 결혼한 그는 "'막돼먹은 영애씨' 때문에 결혼을 하게 된 것 같다. 직장처럼 5년을 하다보니까 와이프가 그걸 보고 결혼한 것 같기도 하다"며 웃었다.
영애의 직장동료 변지원을 연기하는 임서연은 "극중에서 이혼녀였다 재혼해서 애를 낳고 워킹맘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너무 힘들다"며 "삶 자체가 고난과 역경인데소소한 행복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즌 9에서는 전 시즌에서 파혼의 충격을 맛본 영애의 새로운 출발을 그릴 예정이다. 고물가와 육아 현실 등 서민들이 느끼는 애환을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서 녹여가겠다는 게 제작진의 의도다.
기술적인 면에서 변화도 시도한다.
제작진은 고화질의 영상을 위해 기존 6mm 카메라에서 벗어나 HD 카메라로 촬영을 진행하고 트위터 계정을 신설해 시청자들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계획이다.
새로운 인물로는 신입사원 역할의 심진보와 '꽃미남' 아르바이트생 역의 김동연, 이석재 등이 출연한다.
MBC 개그맨 출신 이석재는 "코미디언 선배들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막돼먹은 영애씨 9'는 9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10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