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손연재, 허리 통증 이긴 악바리 투혼

월드컵 시리즈 개인종합 10위, 역대 최고 성적

19일부터 세계선수권서 런던올림픽 직행 도전(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7·세종고)가 허리 통증을 이겨내고 악바리 같은 투혼을 발휘하며 세계 정상을 향한 큰 발걸음을 떼고 있다.

 

손연재는 7일 끝난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시리즈에서 개인종합 10위, 후프와곤봉에서는 각각 5위와 6위에 오르며 역대 월드컵시리즈 출전 사상 최고의 성적표를받아 들었다.

 

특히 예상치 못한 허리 통증이 발목을 잡았음에도 손연재는 꿋꿋이 이겨내고 개인종합과 종목별 결승에서 순위를 2계단씩 끌어올리는 투지를 보여줬다.

 

손연재를 현지에서 뒷바라지한 매니지먼트회사 IB 스포츠의 한 관계자는 8일 "연재가 훈련 중 허리가 아파 울면서 연습하다시피 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고 말했다.

 

불굴의 정신력으로 부상을 이겨낸 덕분에 손연재는 그토록 바라던 '세계 톱 10'진입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했다.

 

손연재는 주니어 시절부터 여러 유혹을 뿌리치고 하루에만 10시간 가까이 맹훈련을 해온 '독종'이다.

 

외모는 가냘파 보이지만 누구보다 강한 정신력을 소유했기에 부상을 극복하고 손에 잡힐 듯 다가왔던 '톱 10'을 마침내 이뤄냈다.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던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종합 동메달을 따내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올해에는 리듬체조 최강으로 꼽히는 러시아로 혈혈단신 넘어가 노보고르스크 훈련센터에서 일대일 맞춤형 교육을 받아가며 기량을 높였다.

 

전반기에 꾸준히 세계 12~13위권을 유지했고, 7월에 크로아티아에서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치르면서 몸을 단련했다.

 

그 결과 이번 우즈베키스탄 대회에서 후프, 볼, 곤봉, 리본 등 4종목에서 모두 27점 이상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작년 종목당 평균 26점에 머물던 점수를 1점씩 끌어올리면서 안정적으로 27점대를 유지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또 강점을 보인 후프에서는 7위권에 머물던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리며 3주 앞으로 다가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목별 결승에 진출할 가능성을 높였다.

 

대회를 마치고 노보고르훈련센터로 돌아간 손연재는 당분간 허리 치료에 전념하면서 종목별 연기의 숙련도를 높이는 데 전력을 다할 참이다.

 

손연재는 19일부터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종합 18위 이내에 들면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낼 것으로 예상된다.

 

리듬체조 선수 중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무대를 밟았던 선수로는 홍성희·김인화(1988년 서울올림픽), 윤병희·김유경(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신수지(2008년 베이징올림픽) 등 5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