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북혈액원, 전력 차단서 제외시켜라

지난 15일 전국을 강타한 '정전대란'의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초유의 정전사태로 국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을 뿐 아니라 국가의 인프라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전력을 방문해 호통을 치고, 야당은 '정권 말기적 현상'이라며 질타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도내의 경우 130개 중소기업에서 10억 여원의 피해가 발생했다지만 어디 그 뿐이겠는가. 극장이나 대형마트, 일반상가와 음식점, 사우나, 가정집 등의 피해는 집계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같은 피해에 대한 신고가 20일부터 시작되었으나 집단과 개별소송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이번 5시간 정전사태는 우리 사회를 전반적으로 되돌아 보고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 가운데 주목되는 점이 있다. 지난 19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전력차단의 순위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한전으로 부터 제출받은 자료는 우리를 여간 실망시키는 게 아니다.

 

비상시 전력 과부하로 정전이 발생했을 경우 전국 혈액원 가운데 전북혈액원이 최우선 전력 차단시설로 지정돼 있다는 사실이다. 전국 21기의 원자력발전기 가운데 8대가 고장나 과부하가 20% 걸리면 전북혈액원의 전력이 1순위로 차단되고 10대가 고장나 과부하가 26% 걸리면 울산과 광주·전남혈액원의 전력이 차단된다는 것이다.

 

어떤 기준에 의해 이러한 차단 순위가 결정됐는지 모르겠으나 전북으로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전북의 혈액은 함부로 취급해도 된다는 말인가.

 

혈액관리법에 의하면 혈액은 1~6도 사이를 유지시킬 수 있는 혈액전용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또한 혈액이 1도 이하나 6도 이상으로 온도차를 보였을 경우, 이 혈액은 사용이 불가능해 즉시 파기해야 한다. 특히 1시간여 이상 정전이 계속됐을 경우 보관중인 혈액을 폐기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전국 혈액원의 전력이 자동 차단된 사례는 3회로 해당 혈액원의 혈액이 전량 폐기되었다. 이러한 비상시에 전국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수혈 상황이 벌어진다면 전북은 어떻게 될 것인가. 생각만 해도 아찔해진다.

 

한전은 왜 전북혈액원을 1순위 전력차단 순위로 정했는지 밝혀야 한다. 그리고 당장 전북혈액원을 전력 차단 제외대상으로 지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