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학생 논술문

 

〈자료1>에서는 맹목적으로 옛것만을 따르고자 하는 경우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우 옛날의 사회적 가치에 부합한 모범 사례를 억지로 현대 사회에 끼워 맞추는 과정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고, 옛것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생각으로 표면적인 것만 중시하다가 정작 그 본질적 의미를 놓치게 되기도 한다. 반면 〈자료2>의 경우엔 새로운 것만을 좇다가 시대를 초월한 기치를 가지는 것도 그저 낡아빠진 것으로 여겨 헌신짝 버리듯 한다. 결국 두 경우 모두 진정한 가치를 찾으려는 본래의 목적과는 멀어진 것이다.

 

올 봄에 신라호텔에서 한복을 입은 사람들의 출입을 제한하여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어서 내린 결정이었겠지만, 옛것은 무조건 시대에 뒤떨어진 쓸모없는 것이라는 〈자료2>와 같은 사고방식이 깔려 있었을 것이다. 이 사건의 여파가 커지자 인터넷 상에서 수많은 네티즌들이 신라호텔측이 내린 조치를 강하게 비난하였다. 그런데 그 중 대부분은 단지 우리의 전통 의상인 한복을 입을 수 없게 했다는 외형적 현상만을 보았다. 만약 한복이 정말 뷔페식당에 온 다른 사람에게 불편함을 끼치는 정도가 커서 호텔 운영에 차질을 빚게 하는데도 불구하고 우리의 전통의상이라는 명목만으로 한복 입장을 용인한다면, 그것은 전통적 가치를 지키는 길도 아닐뿐더러 오히려 그 가치를 더욱 퇴색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많은 네티즌들 역시 〈자료1>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옛것을 따라야 한다는 약간의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극단적인 태도가 서로 부딪쳐 결국 이 사건을 전국적인 논란거리로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신라호텔은 한복을 입은 사람의 출입을 허가하여 사건을 수습했는데, 이것은 그저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 호텔 측에서 한복을 금지하는 납득할 만한 근거를 잘 설명하거나 한복 착용을 허가하는 대신 외국인 고객들에게 한국의 전통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실수를 만회했다면, 옛것의 진정한 가치를 살리는 동시에 옛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드림으로써 생기는 비효율도 부담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 유정규(해성고 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