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감독이 이끄는 광저우는 28일 치러진 중국 슈퍼리그(1부) 2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샨시를 1-4로 꺾었다.
이번 승리로 18승7무1패(승점 61)를 기록한 광저우는 2위인 베이징(승점 47)과의 승점 차를 14점으로 벌리면서 네 경기를 남겨 놓고 슈퍼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지난해 2부리그에서 우승해 올해 1부리그로 진출한 광저우는 2년 연속 우승의 대업을 완수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지난해 지휘봉을 잡고 '우승 연타'에 성공한 이 감독의 지도력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감독은 29일 전화인터뷰에서 "우승하는 맛 때문에 지도자를 하는 게 아니겠느냐"며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우승까지 이르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감독은 1998년 충칭의 지휘봉을 잡고 처음 중국에 진출한 이후 두 차례 FA컵우승(2000년 충칭, 2002년 칭다오)에 이어 지난해 광저우의 2부리그 우승까지 합쳐 통산 4회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광저우는 중국의 부동산 재벌인 헝다그룹이 지난해 3월 인수해 중국대표팀의 주전 공격수인 가오린을 포함해 순시앙, 정쯔 등 중국의 스타선수들을 영입했다.
올해에는 이적료만 1천만 달러를 들여 브라질리그 최우수선수 출신인 다리오 콘카를 사들였다.
최근에는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영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모기업의 확실한 지원과 이 감독의 지략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광저우는 1부리그 승격 첫해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 감독은 "중국 선수들은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서 '같이'라는 개념을 심어주려고 노력했다"며 "때로는 강하게 다그치기도 하고 경기력이 떨어지면 이름값에 상관없이 과감하게 교체하면서 팀을 강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단에서 승리 수당을 결정하는 전권을 감독에 맡겼다"며 "경기력에 따라 수당을 주다 보니 선수들이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잘 따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저우는 이번 우승으로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2009년 베이징을 이끌고 대회에 나갔을 때는 전반적으로 열세였지만 광저우의 전력을 생각하면 K리그 팀을 만나도 충분히 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도전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