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은 국가 일 못지 않게 지역 일도 잘 해야 한다. 통상 국회의원은 해당 상임위원회를 통해 의정활동을 한다. 상임위 활동이 그 만큼 중요하다. 요즘 도내 국회의원들은 몇을 제외하고 국정감사철을 맞아 물 만난 고기가 못 되고 있다. 야당 의원이라 얼마든지 자료를 수집해서 정부의 실정을 공개, 대책을 세우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제대로 못한 의정활동도 국감을 통해 일거에 만회할 수 있다.
야당 의원은 국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국감을 통해 하기가 좋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도내 의원 가운데는 야무지게 뛰는 사람이 없다. 총선이 6개월 밖에 안 남아 지역구 관리에 매달려서인지 활약상이 영 시원찮다. 홈런을 쳤는데도 언론서 크게 다뤄주지 않아서 일까. 아니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영화 '도가니'에 국감이 가려서일까.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 모두가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도내 의원들은 LH를 경남에 빼앗겨 놓고도 국감장에서 현재까지 누구 하나 질타한 의원이 없다. 이번 국감에서 LH문제를 가장 먼저 짚고 갔어야 했다. 정부가 9월말이 지났어도 후속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도 말 한마디 않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다. 언제부터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는가. 침묵은 금이 아니다. 국회의원들이 이렇게 어물쩍한데 현 정권서 눈 하나 깜짝 하겠는가.
도내 의원들은 멍석을 깔아줘도 목소리를 못내는 용각산 국회의원이요 방안퉁수들이다. 청와대 담벼락 밑에까지 우루루 몰려가 데모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말 한마디 안하고 있는 것은 지나던 소도 웃을 노릇이다. 표리가 부동한 사람들이다. 국회의원은 숫자가 중요하지 않다. 똑똑한 사람 한 둘이면 끝낼 문제였다. 지금 도내 의원들이 잘하고 있다고 마냥 버티는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지역을 위해 제 역할을 못하는 국회의원은 쥐 못 잡는 고양이나 다를 바 없다. 4년전 선거 때를 떠올려 보자. 국회의원만 당선시켜 주면 하늘의 별도 따다 줄것처럼 뇌까렸지 않았던가. 그렇게 국회의원 할 바에는 차라리 의원 배지를 떼고 다니는 게 낫다. 지사나 시장 군수한테 큰 소리만 칠 일이 아니다. 박원순 변호사가 서울시장 범야권 후보로 선출되고 안철수 서울대 교수를 범야권 대권 주자로 국민들이 왜 지지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도민 상당수는 현역 물갈이를 원한다.
/ 백성일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