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음식 이야기

음식에 담긴 지방색·性·역사

마음이 헛헛해 배가 고픈 것일까 배가 헛헛해 마음이 쓸쓸한 걸까. 날이 좀 차가워지기가 무섭게 마음도 배도 텅 빈 것만 같다.

 

금방 밥 먹고 돌아서도 배고픈 독자들을 위한 책을 준비했다. '그림의 떡'이지만 헛헛한 마음만이라도 달래보면 어떨까. 한 상 거하게 차린 책으로 맛보는 음식 이야기다.

 

▲ 맛따라 갈까보다(황교익 저/ 디자인하우스/ 7,800원)

 

아무리 이태리 음식이 맛있고 프랑스 음식이 화려하다고 해도 우리나라 음식만 할까. 종류도 맛도 다 다른 다양한 음식들이 그득하다. 크지도 않은 이 작은 땅덩어리에도 지역마다 각각 다른 토속의 맛이 있고 특징이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유니텔 식도락 동호회인 '맛을 찾는 사람들의 모임'을 이끌고 있는 저자가 맛 속에 담긴 우리네 정서와 그 지방의 생활 문화를 꼼꼼하게 풀어냈다. 속초 아바이 마을 북한음식, 안흥 찐빵, 청주 육거리장터 1,000원 짜리 보리밥, 마산 아구찜 등 정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을 비롯해 간월도 어리굴젓, 밥 도둑질하게 만드는 영광 굴비, 매콤한 남도의 돌산 갓김치, 제주 말고기까지 지방색이 뚜렷한 음식들도 담겨 있다.

 

우리나라 곳곳을 훑어낸 음식 기행서로 구수한 입담과 풍부한 사진자료가 입맛 다시게 할 것이다.

 

 

▲ 음식의 심리학(리언 래퍼포드 저/ 인북스/ 9,500원)

 

음식과 심리에도 연관이 있다는 사실 알고 있는가?

 

이 책은 우리가 음식을 먹는 이유를 비롯해 식습관이 개인의 성격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담고 있다. 사회, 문화의 역사와 특성이 식습관과 음식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비롯해 본능적 욕구와 음식 이데올로기 등 다양한 식욕에 대한 이야기. 음식 안에 숨어 있는 내밀한 비밀을 명쾌하게 진단해줄 것이다.

 

무엇보다 현대인들의 가장 큰 고민 중에 하나인 스트레스와 비만의 관계도 밝히고 있다. 정작 우리가 살찌기를 바라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부터 음식이 인간의 가장 강력하고 기본적 욕구인 성욕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음식의 심리학'을 통해 자신의 식습관을 돌아보고 그동안 우리가 개의치 않았던 식습관에 대한 자각과 반성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 그림속의 음식 음식속의 역사(주영하 저/ 사계절/ 1만 5,000원)

 

조선시대에는 궁중에서 우유를 짰다. 또 금주령에도 불구하고 관리들은 술을 마셔야 했다.

 

'그림속의 음식 음식속의 역사'는 풍속화를 통해 조선의 모습을 재조명한 책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조선의 모습과 풍속화 속에서 엿보이는 조선의 모습을 비교하고 있다.

 

조선 음식이 담겨 있는 23장의 그림을 통해 조선 후기를 살았던 사람들의 음식 풍속과 그 속에 담긴 사건을 살펴본다. 1부 서민의 애환이 담긴 음식, 2부 국가적 행사 때 쓰인 궁중 음식, 3부 조선 관료들의 음식, 4부 김준근과 안중식의 근대적 시선이 담긴 그림 4장을 소개하고 있다. 그림 속 음식에 대한 감칠맛 나는 해설과 조선 시대 음식사 관련 자료를 함께 제공하여 보다 쉽고 재미있게 음식과 역사를 받아드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