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누구로(?) - 백성일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으로 촉발된 '안풍'이 꺼지지 않고 기세 등등하다. 그간 지역주의에 함몰된 전북서도 도내 재·보선 보다도 오히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더 관심이 있다. 박근혜 전 대표까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선거운동에 가세해 마치 내년 양대 선거 전초전처럼 되었다. 안교수도 박원순 후보를 직·간접으로 도울 태세여서 건곤일척의 싸움판이 만들어졌다.

 

상당수 도민들이 도내도 아닌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관심을 갖는 것은 기존 정당 정치의 높은 벽을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가 새바람을 일으켜 깰 수 있느냐 때문이다. 지금 국민들은 "경제를 살리겠다던 MB가 대통령이 된 이후 경제가 더 어려워졌다"며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도민들도 "김대중이나 노무현이 정권 잡을 때도 힘들기는 매 한가지였는데 오히려 지금이 더 심하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국가나 지역이나 새로운 리더십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선거 결과가 박원순 쪽으로 결판나거나 실패해도 도내 정치권은 급물살을 탈 것이다. 앞으로는 민주당 공천 갖고도 장담 못할 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민주당 정치에 염증을 느낀 상당수 도민들은 뭔가 새로운 사람들이 나서서 정치판을 바꿔주길 바라고 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20여년간 전북이 고립무원 상태로 갇혀 발전하지 못해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승리하면 전북은 또다시 민주당 구도로 갈 공산이 짙다.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말로만 바꿔야 한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그대로 갈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지금 같아서는 도내서도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여론이 우세하지만 선거 때는 예측불허다. 아무튼 도내서도 안철수와 박원순 같은 변화와 개혁을 주도할 참신한 인물이 있느냐는 것이다.

 

지역의 낡은 정치 틀을 깨려면 총선서 사람을 바꿔야 한다. 이제부턴 도민들도 정치권을 바라보는 안목을 바꿔야 한다. 민주당 하나만 생각할 때는 아니다. 어떻게 투표해야 지역과 나라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능력 있는 사람도 지역서 가까이 대하다 보면 흉 허물이 드러나 하찮게 보일 수 있다. 이번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도내 정치권의 물갈이 여론은 더 세를 얻을 것이다.

 

/ 백성일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