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경제동맹'을 앞두고 미국은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세계 교역량 1위인 미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무역을 해야 하는 약자 입장에선 두려움이 더 크다. 그렇다고 마냥 문을 걸어 잠근 채 나 혼자 살 수도 없다.
국가간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무역 장벽을 제거하는 협정이 FTA(free trade agreement)다. 특정 국가간 또는 지역간의 특혜 무역협정이다. WTO(세계무역기구) 회원국 가운데 거의 모든 국가가 1개 이상의 FTA를 체결하고 있고, 효력을 유지하고 있는 협정만도 148개에 이른다.
FTA가 체결되면 비교우위에 있는 상품의 수출과 투자가 촉진되고 동시에 무역창출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반면 상대국에 비해 경쟁력이 낮은 산업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자동차 부품업계가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농축수산업계는 거세게 반발하는 것도 이런 장단점 때문이다.
정부가 한미FTA로 타격을 입을 농어업 분야를 살리기 위해 22조10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노태우 정부 때와 똑같다. 당시 우루과이라운드에서 농산물시장 개방이 주요 의제로 채택되자 농어업 구조조정에 42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었다.
이렇듯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도 농어업 경쟁력은 지금도 열악하기 짝이 없다. 항상 일이 벌어진 뒤에야 호들갑을 떠니 사후약방문 처방이라는 비판을 듣는다. 새로울 것도 없는 걸 갖고 포장만 그럴듯하게 해서 내놓는 것은 아닌지 찬찬히 뜯어볼 일이다.
또 하나는 농업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전북이 더 많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런 만큼 농어민들의 자구노력과 전라북도의 대책이 중요하다. 기존 농업정책을 짜깁기하는 정도가 아닌 특단의 대책이 나왔으면 한다. 그래야 두려움도 가시고 위기도 기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