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인접성은 사람들을 보다 창의적이고 생산적으로 만든다. 이 때문에 하바드대학교 에드워드 글레이저 교수는 "도시는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말한다. 인류의 역사에서 세계를 변화시키는 위대한 기술혁신과 지식의 창출은 바로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농촌사람들이 도시로 모여서 도시화가 진전됨에 따라 도시는 지식의 창출과 혁신의 중심지가 되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고 지역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도시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창의적인 활동을 통해 새롭게 변화하는 곳일 뿐만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곳이기도 하다. 도시인구가 계속 늘어서 도시화가 진전된 것은 수많은 농촌의 가난한 사람들이 도시로 이주하여 그곳에서 꿈을 가꾸고 희망을 키웠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가난한 농촌사람들이 도시로 이주하여 도시화가 급속히 진전되었다. 2010년 현재 약 90%의 인구가 도시에 살고 있다. 이러한 급속한 도시화가 바로 우리경제의 급속한 성장을 이끌어 세계 15대 경제대국으로 올라서게 한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100만대 도시가 9개나 되며 이들 대도시들은 집적경제를 이루어 지역발전을 이끄는 중심지가 되고 있다.
그런데 전라북도의 도시인구비율은 전국의 그것에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전북의 도시들이 전국도시순위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다. 전북의 인구는 1966년에 252만에 이르렀으나 그 후 점점 줄어들어 2010년 인구 및 주택조사결과에 따르면 177만에 불과하다. 이와 같이 전북의 인구가 줄어든 것은 농촌의 인구를 끌어들일만한 대도시의 역할이 부진한데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전주시는 해방이후 1975년까지 전국도시 중 8위를 차지하였다. 그러나 산업화가 크게 진전되던 1970년대 중반 이후 그 순위는 지속적으로 떨어져 1985년과 1995년에 12위를, 2000년에 13위를 차지하다가 2005년 이후 현재까지 16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주시를 제외한 도내 모든 도시가 1995년 이후 도시인구 순위가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인구의 절대수가 감소한 실정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주시의 전국도시순위는 떨어졌지만 도시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전북의 인구가 감소한 것과 전북 도시들의 순위가 떨어진 것은 산업화과정에서 빚어진 국가적 불균형의 결과라고 불평할 수도 있다. 산업화 과정에서 국가정책이 전북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며 그로 인해 전북의 많은 사람들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지역으로 이주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불평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본다.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창의력에 기반을 둔 새로운 지식의 창출과 혁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북의 도시들에겐 기회가 주어졌다고 본다. 이제 산업도시의 단계를 뛰어넘어 지식정보시대에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창의도시로 거듭나는 일대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산업화시대에 낙후되었지만 지식정보시대에는 전북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전북 도시발전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시설물이나 건축물 같은 하드웨어에 투자할 것이 아니라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젊은 인재들을 육성하는 교육에 적극 투자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훈련 및 재훈련의 기회를 주어 도시에 재능 있는 인재들이 모이도록 해야 한다. 또한 전북의 도시들이 세계도시와 연결하는 개방성을 높여야 한다. 이렇게 되면 도시에서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가 창출되고 확산되어 도시는 활기를 띠고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인류역사에서 한때 도시발전의 성황을 이루었던 도시들이 교육투자를 소홀히 하여 도시와 그 주변 지역이 쇠퇴한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제 전북의 도시들이 지식정보사회에 걸맞은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기 위하여 인재의 육성을 위한 창의적인 교육과 숙련인력을 불러들이는데 전력을 다할 때이다. 세계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는 이때가 바로 인재육성에 투자할 적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