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차남 사이프 행방, 추측만 무성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둘째 아들 사이프는 26일 현재까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리비아 과도정부 격인 국가과도위원회(NTC)와 나토군은 물론 영국 특수부대 SAS가 사이프의 행방을 뒤쫓고 있지만, 추측만 무성할 뿐이다.

 

지난 20일 카다피가 사망하는 과정에서 4남 무타심도 함께 목숨을 잃으면서, 사이프는 유일하게 리비아에 남은 카다피의 직계 가족이 됐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에 따르면 니제르 대통령의 보좌관인 리사 아그 불라라는 투아레그족(族)이 사이프의 사막 횡단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카다피 가족들이 지난 9월 니제르로 도피했을 때와 같은 경로로 사이프도 이동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하라사막 유목민족인 투아레그족은 친카다피 성향을 보여 왔다.

 

한 리비아 관리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이프가 "니제르, 알제리와의 국경 지역에 있고 위조된 리비아 여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지난 20일 카다피와 함께 시르테에서 탈출하려 했던 사이프가 부상한 채 겨우 빠져나갔다고 전하고 있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데일리 메일은 리비아 시민군과 함께 영국 SAS도 지상에서 사이프를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정보원들이 카다피가 갖고 있던 위성전화에서 니제르로 도피한 카다피의 3남 사디 등 가족들의 전화번호도 확보했으며, 사이프가 전화를 사용할 경우 나토군에서 추적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예상했다.

 

이 신문은 사이프가 체포되면 토니 블레어 전 총리나 앤드루 왕자 같은 영국 고위 인사들과의 관계에 대해 털어놓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영국 일각에서 사이프의 행방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체포된 한 사이프 측근의 말을 인용해 지난 17일 시민군 이바니 왈리드를 점령할 때 사이프가 극도로 불안해했다고 보도했다.

 

사이프의 경호부대 소속이던 알-세누시 샤리프 알-세누시는 사이프가 "아무에게도 내 위치를 말하지 말고 내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라고 반복해서 말했고, 포격을 두려워하며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사이프가 바니 왈리드에 있을 때 "신경질적이었고, 위성전화로 자주 아버지와 통화했다"고 덧붙였다.

 

바니 왈리드 공항의 임시 수감시설을 관리하는 시민군 장교 오마르 알-무크타르는 알-세누시가 니제르로 도주한 카다피의 처남 압둘라 알-세누시와는 무관한 사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