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재보선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전초전이었다. 특히 여당 후보와 범야권 무소속 후보간 사상 초유의 대결구도가 형성된 서울시장에 당선됨으로써 향후 정치권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벌써부터 정계 개편 이야기도 나오는 모양이다.
민주당 정서가 강한 전북에서는 민주당과 무소속 대결로 재보선 구도가 형성됐다. 공약 정책 점검은 사라지고 폭로와 비방 등 이전투구 양상을 띤 선거로 전락해버렸다. 다른 어느 선거보다도 질적으로 하락한 선거였다.
남원시장 선거에서는 이면 합의각서 공방이 이슈였다. 선거 막판 합의각서 파문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순창군수 선거 역시 인사와 사업을 나눠 먹기로 제안하고 수용하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사실이라면 더 없이 치졸한 수작이다. 익산 도의원 선거는 비민주당 후보간 단일화 무산, 민주당 심판론이 선거 이슈로 떠올랐다.
선거 감정은 죽을 때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이전투구식 선거판이라면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지역이 갈등과 반목으로 치달을 것이다. 선거 때마다 지역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병폐를 우리는 목격해 왔다. 정책선거가 되지 못하고 상호 비방과 폭로 등으로 치닫는 선거는 유권자들의 정치혐오증만 키울 것이다. 지역발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자치단체들은 지금 무한경쟁시대를 맞고 있다. 재정운용과 경영능력이 부실하면 퇴출될 수도 있다. 그런 장치가 만들어져 있다는 걸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마당에 서로 손가락질 하는 풍토를 만든다면 심각한 에너지 낭비가 아닐 수 없다.
당선자들은 승리에 도취될 시간적 여력이 없다. 갈등과 반목을 치유하고 지역을 화합과 발전으로 이끌어갈 처방을 제시해야 한다. 최우선적으로 새겨야 할 가치다.
패자 역시 승복의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면서 뒷다리 걸기나 한다면 꼴불견이다. 주민들도 용납치 않을 것이다. 승자가 먼저 손을 내밀고 패자가 이에 화답하는 형식이 돼야 할 것이다. 사회단체나 주민들도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