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영화] 인 타임 vs 프렌즈 위드 베네핏

시간=돈인 미래 또는 사랑이야기…저스틴 팀버레이크 겹치기 출연

틴 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영화 두 편을 선보인다. 가수 출신으로 10대의 우상이었던 그가 이제 영화의 주인공 자리까지 점령한 것. 같은 배우가 만들어낸 전혀 다른 장르와 다른 이야기를 만나보자. 영화 '인 타임'과 '프렌즈 위드 베네핏'이다.

 

▲ 인 타임 (SF, 스릴러/ 109분/ 12세 관람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어디 '사랑' 뿐인가. 우리는 어릴 때부터 '시간이 금이다'라는 말을 듣고 산다. 시간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여기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시간이 화폐, 돈이 되는 시대다. 커피는 4분, 버스요금은 2시간, 스포츠카를 구입하는 데는 59년이 필요하다. 모든 인간은 25세가 되면 노화를 멈추고 잔여시간 1년을 제공받는다. 이 시간으로 사람들은 음식을 사고, 집세를 내고, 버스를 타는 등 삶을 사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구매한다. 하지만 갖고 있던 시간을 모두 써버려 시계가 '0'이 되는 순간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이 시대의 부자는 시간을 많이 갖고 있는 자다. 몇 세대에 걸쳐 시간을 갖고 영생을 즐기지만 가난한 자들은 조금 더 살기 위해 노동을 해 시간을 사거나 누군가에게 빌리거나, 그 것도 안 되면 훔쳐야만 한다.

 

주인공 윌 살라스(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매일 아침 자신의 남은 시간을 걱정해야 하는 그 가난한 이들 중 하나다.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아가던 윌은 어느 날, 수천 년을 살 수 있는 헤밀턴이란 남자를 위험에서 구해주게 된다. 그에게서 소수의 영생을 위해 다수가 죽어야 하는 현 시스템의 비밀을 듣게 되지만, 그가 100년의 시간을 윌에게 물려주고 시체로 발견되면서 졸지에 살인자의 누명을 쓰게 된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부자들만이 모여 사는 '뉴 그린위치'로 잠입한 그는 끈질긴 타임 키퍼 레온(킬리언 머피)의 추적으로 체포될 위기를 맞고 와이스 금융사의 회장 딸인 실비아(아만다 사이프리드)를 인질로 삼아 간신히 탈출하게 되는데.

 

'시간이 곧 돈이다'라는 명제를 재미와 영화적 요소를 더해 잘 만들어 낸 '인 타임'은 비록 오락 영화지만 '월화수목금금금'을 사는 우리의 삶을 생각하게 해 씁쓸하다. '사회'라는 공간 안에 갇혀 사는 우리와 '시간의 노예'로 사는 그들의 묘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는 영화. 숨은 뜻도 그렇지만 재치있는 발상만으로도 이미 만점이다.

 

▲ 프렌즈 위드 베네핏 (코미디, 로맨스/ 109분/ 청소년 관람불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원래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프렌즈 위드 베네핏'이 딱 그의 옷이다. 장난스럽고 쾌활한 악동의 모습이 이 영화에 그대로 투영됐기 때문이다.

 

타고난 감각으로 아트디렉터로 잘 나가는 딜런(저스틴 팀버레이크)은 헤드헌터 제이미(밀라 쿠니스)의 제안을 받고 뉴욕으로 건너와 패션매거진 GQ의 아트디렉터가 된다. 이 인연으로 만난 딜러과 제이미는 비슷한 생각과 취미로 장난스럽고 유쾌한 친구 사이가 된다. 이들이 한 순간 잘 맞는 친구 사이가 된 것은 사랑이 귀찮다고 느끼는 공통점 때문. 이렇게 남녀 사이의 친구 사이를 잘 유지해 나가는 듯 보이지만 서로의 성적 매력(?)을 느끼면서 곤란해진다. 친구 사이에도 섹스는 가능할까? 이 것이 과연 우정일가 사랑일까?

 

전형적인 미국식 코미디를 살린 어른용 영화다. '친구와 연인사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던 영화와 이야기가 너무 비슷해 안타까울 정도. 물론 그 영화보다 더 과감한 표현이 많기는 하지만 설정이나 이야기 전개는 같은 영화를 주인공만 바꿨나 싶을 정도로 판박이다. 만약 '친구와 연인사이'를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충분히 즐기고 웃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과감히 관람을 포기하기를 권한다.

 

상투적인 이야기와 미국식 정서가 부담스럽더라도 남·녀 주인공의 몸매는 정말 매력적. 아줌마 같은 발언이라 하겠지만 눈 만큼은 호사한다 밝히는 바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우리나라 관객들을 미리 배려하자면 딜런과 제이미 같은, 남녀 친구사이끼리는 관람불가다. 친구 사이로 영화보러 갔다가 나올 때는 민망함에 서로 쳐다 보지도 못하는 경우는 피해야 하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