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수도승의 애환 담아내고 싶었죠"

사진작가 성남훈씨, 전북환경운동연합 초청 강연

"진안 촌놈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패배의식이 많았어요. 내가 과연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무작정 프랑스로 날아갔습니다. 거기서 소외된 사람들의 맨 얼굴을 봤습니다."

 

지난 28일 전주시 평생학습센터에서 열린 전북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 김용택 오창환 유혜숙 전봉호)의 네번째 강연에서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성남훈(47)씨는 '사진으로 잃어버린 세상을 보다'를 주제로 초청 강연을 가졌다. 이날 강연에는 본보 시민기자단들이 참석, 사진을 통해 소외된 이들과 소통하는 따뜻한 시선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상업 고등학교를 나와 극단 '황토'에서 활동해오다 계획 없이 프랑스 유학을 선택하면서 루마니아 출신 집시들을 만나 사진을 담기 시작했다고 했다.

 

"개인적인 문제 같지만 꺼내놓고 보면 사회적 문제"가 되는 소외된 이들을 기록한 그는 "기록 중심의 사진이 아닌 나만의 철학으로 담아내는 사진에 대한 고민이 컸다"고 했다. "연출자가 대본을 보고 어떤 형태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가?"를 고민했던 연극인 시절 버릇이 사진에도 담겨 있다. "집시들을 훌륭하게 담아낸 작가들은 많지만, 나는 난민적 지위 안에서의 집시들에 주목했다"는 그는 이 사진으로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르 살롱'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중국 쓰촨성 간쯔현 아추가르 불교학교에서 배움을 닦는 이들을 찍은 시리즈'연화지정'도 소개됐다.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이 불교학교는 1만여 수도승 중 7000명이 비구니, 그들의 반이 20대 이하. 그는 "추운 바람에 터진 붉은 볼을 한 이들을 보면서 무엇을 열망하는지 궁금했다"고 했다.

 

"그들에겐 신앙이 곧 생활이었다"는 그는 "언젠가 우리의 영혼의 우물이 마를 때 그들의 연꽃 우물을 보게될 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이 사진으로 1999년 세계보도사진 일상뉴스 부문에서 상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