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현장에서 인부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하는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는 ‘안전 불감증’이 4명의 사상자를 냈다.
1일 전북대학교 도서관 신축공사 현장에서 건물 외벽에 설치된 비계(높은 곳에서 공사를 할 수 있도록 쇠파이프 등을 연결해 임시로 설치한 가설물)가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비계 위에서 실리콘 작업을 하던 인부 이모씨(47)와 강모씨(46)가 15m 아래로 떨어졌다.
이씨는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고 강씨는 중상을 입었다. 또 비계가 무너지면서 건물 안으로 파편이 튀어 자재를 옮기던 김모씨(58) 등 2명이 다쳤다.
사고 현장 주변에서 일하던 한 작업자는 “갑자기 파이프 무너지는 소리가 나더니 한쪽 비계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는 공사 현장의 전형적인 안전 불감증이 초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계와 건물을 연결해 고정시키는 안전지지대가 철거돼 인부의 무게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비계가 무너져 내렸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작업자 등을 조사를 한 결과 사고 전날인 지난 달 31일 섀시 공사 업체에서 작업을 하면서 안전지지대를 철거한 뒤 재설치 요구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시공업체 관계자도 “안전지지대가 창틀 자리에 설치돼 있었는데 창호 작업자가 섀시 작업을 하면서 이를 제거하고 공사를 한 뒤 재설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공사와 하청업체 등 현장 관계자를 불러 업무상 과실 여부에 대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노동부 전주지청 산업안전과 관계자는 “비계가 무너진 만큼, 비계와 외벽이 잘 고정됐었는지의 여부와 비계에 적재된 자재 무게를 못버텨 무너졌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라며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책임자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