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이 창립 25주년을 기념한 야심작‘라 보엠(La Boheme)’(18일~2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 모험을 감행했다. 신인 소프라노 신시우(23·사진)씨에게 비중 있는 무세타(Musetta) 역을 맡긴 것. 조장남 단장은 “유학을 다녀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발성, 서정적인 표현력 등을 감안해 내린 결정”이라면서 “무엇보다 역할에 자신을 던지는 집중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신 씨는 “아무래도 연륜이 있어야 가능한 연기 같은데, 여러 선생님 덕분에 재밌게 연습하고 있다”면서도 “배울 게 너무 많아 잠 잘 시간도 모자란다”고 걱정했다. 한 울타리 안에서 가르치는 이들과 배우는 이들이 함께 쏟은 정열을 객석에서도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될 듯.
서정적인 음색의 신 씨는 졸업 공연‘루치아’에서 원치 않는 결혼으로 광란에 빠져들어 남편을 살해하고 마는 비련의 주인공 루치아를 열연해 박수를 받았다. 결혼 첫날 밤 남편의 심장에 칼을 꽂은 뒤 하얀 나이트가운과 피 묻은 손으로 나타나 20여 분 간 비통한 심경을 토로한 그는 “공연을 하고 나서 몸살이 날 정도로 힘들었다”면서 “처음엔 ‘다시는 안 해야지’라고 후회했지만, 또다시 선택하게 될 작품 아닌가 싶다”고 했다.
전주 성심여고를 졸업하고 서울 동덕여자대를 졸업한 신 씨는 이탈리아 유학을 준비 중. 신 씨는 “세계 무대에서 ‘신시우’라는 이름을 발견하도록 정말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