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만금 볼거리 강화해야
전북도는 입찰을 통해 지난 2월 열린컴과 연하나로커뮤니케이션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새만금 2호 방조제 신시도 배수갑문 33센터 앞에 사업비 5억을 들여 500석 규모의 공연장‘아리울 아트홀’을 건립했다. 불과 3개월 만에 완성한 창작 공연으로 흥행을 기대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일. “어린이 공연 아니냐”는 혹평에도 불구하고 주말 창작 공연 60회, 평일 기획 공연 94회, 부대 행사 13회 등 160회 공연과 행사를 이어갔다. 업체는 5월과 6월 관람객수가 평균 1만여 명을 넘기면서 장밋빛 전망을 가졌으나, 7월부터는 관람객 수가 1/5 수준으로 급감했다. 티켓 수익은 최고 400만원, 최저는 20여 만원으로 유료 관람객은 거의 없었다. 반면 전북발전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 공연 만족도가 4.10점(5점 기준)으로 높게 나온 것은 무료 관람객들이 더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새만금 상설 공연의 ‘실패 아닌 실패’는 실험성과 작품성으로 승부하는 창작 공연으로 유료 관객들을 많이 끌어오려 한 데 있다. 지역 문화계는 “전북도가 새만금 상설 공연을 흥행이 아닌 새만금에 볼거리를 강화하자는 취지로 마련했다면 지역의 검증된 예술단체들의 기획 공연을 올리면서 별도로 창작 공연을 준비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창작 공연을 사장시키기 보다는 좀 더 보완해 관광객들이 많은 여름 혹은 가을을 목표로 올리거나 새만금용·일반극장용 등 2개의 버전으로 만드는 것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유료보다 무료 공연이 적합
문제는 새만금 상설 공연장에 관람객들이 줄고 있다는 점이다. 2009년 새만금 방조제 개통 이후 방문객들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이 일대에 레저·편의시설, 숙박시설 등이 없어 관광지로서도 매력도가 낮다. 윤영래 아리울 아트홀 홍보팀장은 “대개 관광지에는 보고 먹고 쉴 곳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새만금 방조제에는 상설 공연장 밖에 없다”면서 “신시도나 선유도 인근에 해양 레저 시설과 함께 식당·휴게시설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새만금 상설 공연장을 찾는 관광객들을 분석해 평일·주말 관객들을 위한 맞춤 공연을 하면서 지역 내 목적 관객을 유도하는 공연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목적 관객이 아니더라도 유료 공연 보다는 무료 공연이 더 적합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향미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콘텐츠사업부 운영팀장은 “소리전당의 ‘찾아가는 예술무대’처럼 관람객들에게 언제 어디서 어떤 공연을 원하는 지 신청을 받은 뒤 해당 예술단체를 연결해주다 보면 목적 관객은 쉽게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관객들을 선호도를 면밀히 분석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선유도·새만금 유람선과 연계해 유람선 이용객은 50% 할인 혜택을 주고 있으나 유람선 운행시간과 공연시간이 차이가 많지 않아 보완이 요구되며, 관광객의 80%를 차지하는 수도권과 부산 경남권에서도 새만금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 소리축제 조직위, 공연장 맡게 되나
전북도는 지난 8월 초 새만금 상설공연 연구를 맡은 TF팀을 통해 향후 방향에 대한 논의를 해왔다. TF팀은 각종 논란을 빚은 입찰 대신 책임있는 법인에 맡기는 것을 전제로 한 대안을 검토한 결과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에 별도의 팀을 만들어 위탁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소리축제 조직위는 일단 분명한 입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새로 꾸려진 조직위는 일단 소리축제를 본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책임감과 함께 논란을 빚었던 새만금 상설 공연장의 성공 여부도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 문화기획자는 “도가 별도 추진단(팀)을 만들어 추진단장이나 팀장을 선발한 뒤 소리축제 조직위원회든 별도의 조직에 맡기는 방식으로 책임감을 경감시켜줘야 한다”면서 “도가 잘못 추진한 일을 다른 단체에 맡기고 알아서 책임지라는 식으로 하면 답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