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을 원했다…그래서 부처 완장을 찼다

‘AAF 싱가포르 아트페어’ 참여하는 조각가 강용면씨

▲ 조각가 강용면作
조각가 강용면(54)씨가 플라스틱 계열 재료를 녹여 만든 조각 부처를 화려한 색감으로 환골탈태시켰다. 우주적 깨달음을 얻은 부처를 형상화한 ‘부처의 완장’은 다소 가벼운 소재인 플라스틱을 통해 존재의 무거움을 보여주려는 의지가 반영됐다. 플라스틱류 재활용 쓰레기를 녹여 만든 서식지를 잃어가는 북극곰이나 우레탄 닭을 소재로 한 ‘완장 - 북극곰’,‘새벽’은 환경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조각가 강용면씨를 내세운 전주서신갤러리(관장 박혜경)가 17일부터 20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AAF(The Afordable Art Fair) 싱가포르 아트페어’에 참여한다. 그는 지난 20여 년 간 오방색의 소조가 담긴 조왕신의 거대한 놋 밥그릇, 십이지 간지나 옛 상여 조각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색감의 목조각들로 구성된 설치 작품, 투명 아크릴과 폴리카보네이트판, LED를 통해 만든 발광 조각 등을 통해 ‘온고지신’을 시도해왔다. 조각에 화려한 오방색을 덧입혀 전통의 현대적 변용에 힘써온 그는 이번엔 ‘온고지신 - 완장’으로 또다른 파격을 줬다. 레진, 우레탄, 스테인레스 스틸 등에 무채색 계열의 색을 입힌 조각으로 권력과 자유를 오가는 인간 욕망의 이중성을 시각화했다.

 

조은영 원광대 교수는 “그의 작업은 자화상인 동시에 우리 모두의 초상”이라면서 “다변화되는 시대에 어떻게 우리의 욕망을 조율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