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는 길인지 / 그것이 마지막 가는 길인지도 / 모르는 채 / 주인의 손에 이끌리어 가고 있습니다/(늙은 소가 가는 길)
‘이 가을 누가 또 떠나고 있나보다 / 저 멀리 화장장에선 / 연기가 피어오르고, 피어오르는 / 연기처럼 / 누가 또 이 세상을 떠나고 있나보다/(가을의 시)
우석대 명예교수인 송하선 시인(73)의 7번째 시집 ‘그대 가슴에 풍금처럼 울릴 수 있다면’에 실린 시들은 이처럼 전반적으로 애잔하다.
이를 두고 문학평론가 장석주씨는 시집에 대한 해설을 통해 “늙어감의 생태와 늙음에 대한 그윽한 관조, 그리고 늙어가는 법에 대한 철학을 보여준다”고 했다.
“송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 유난히 두드러지는 것은 ‘저녁놀’과 ‘죽지 부러진 새’의 이미지다. 이는 나이 들어감과 관련이 있다. 허나 나이듦이 늘 상실과만 연계되는 것은 아니다. 삶을 하나의 전체로써 그윽하게 바라볼 수 있는 고즈넉한 시간을 준다”(장석주 해설)
늙어감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머물지 않고 시인은 ‘과수원에서’“늙은 소년들의 웃음판 속에 / 묻혀 있으면 / 우리들도 마침내 /무릉도원에 와 있는 것 같다 /고 ‘늙은 소년’으로서 희망과 인생의 충만함을 드러낸다.
서시 ‘그대 가슴???포함 70편의 시가 수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