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고객확보를 위한 상술은 불가피하다. 요즘 어딜 가건 사은품이나 덤이 경쟁적으로 제공된다. 거리에서 나눠주는 샘플도 많고 사이버 쇼핑몰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이런 양상은 더욱 판을 치고 있다. 이들은 사회적 경험이 부족한 수험생을 대상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판매하려는 편향성을 갖고 있다. 우리가 악덕상술의 해악을 문제 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부터 올 10월까지 전주지역에서 도내 소비자단체에 접수된 미성년자 소비자피해는 119건에 달하고 있다. 품목별 피해현황을 보면 휴대전화와 교재가 각각 27건(22.7%)으로 가장 많고, 화장품 피해가 22건(18.5%)으로 분석돼 그 다음을 차지하고 있다. 해를 바꿔 피해품목의 큰 변동은 보이지 않는다.
피해품목이 이처럼 일부 물품에 집중된 까닭은 수험생들이 할인 등을 내세운 마케팅 광고에 쉽게 노출돼 휴대폰을 구입하고, 시험을 치른 후 여유시간을 활용해 자격증 취득이나 어학공부를 하려는 성향이 높아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여학생들은 학교규제에서 자유로운 환경이 마련되면서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새로운 상품에 유혹당하기 쉬운 취약시기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 전주·전북지회 소비자정보센터는 수능일 직후부터 다음달 23일까지 도내 40개 중·고교를 돌며 학생들의 소비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청소년 소비자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곳 관계자는 “만 20세 미만의 미성년자 계약은 부모동의가 없었다면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며 후유증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수능이 끝나고 매년 기형적으로 변질된 상품시장은 반복되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공짜심리를 유혹하는 얄팍한 상술은 넘쳐나고 있다. 박리다매(薄利多賣)식 기치를 내건 상술의 함정이나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애당초 손님을 꾀하려는 잔꾀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수험들의 냉정한 판단도 중요하다. 낭패를 보고 주머니 털릴 가능성이 많다. ‘공짜는 없다’는 말처럼 모든 일에 대가가 따른다.
문제는 수험생들의 해이해진 심정을 이용한 상술이 성행하는데 대책은 미흡하다는 점이다. 당국의 관리도 엉성하다. 프리 마케팅(free marketing)도 하나의 상술이지만 피해자를 구제할 법적장치가 미흡하고 감시체제도 허술할 때 악덕상술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