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도 꿈을 꾸면 내가 태어난 고향이 눈에 선하다. 어릴 적 뛰어 놀던, 개발 이전의 산천들이 꿈의 배경이 된다. 지금은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꿈속에서의 나이는 아직도 청소년기와 성년의 젊은 시절이다. 고향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싶어 꿈을 깨지 않으려 한다. 다시 잠을 청하면 금방 꿨던 꿈의 연속이 이뤄진다.
어느 학자는 꿈속의 배경이 칼라와 흑백인지 생각해보라고 했다. 칼라로 꿈을 꾼다면 그는 꿈속의 배경을 간절히 아끼고 사랑하는 평소의 마음이 꿈으로 표출된다고 했다. 내가 꾸는 고향 꿈은 항상 칼라이다.
도심에 지친 현대인들은 누구나 숲이나 계곡을 찾는다. 숲은 우리가 어릴 적 엄마나 할머니 품의 역할을 한다. 숲의 향기, 흑의 향기는 이 세상 어떤 향수보다 지친 맘과 몸을 치유하는데 특효가 있다. 시골이나 한적한 야외로 나가 흙내음을 다시 한 번 맡아보자.
베이비부머 세대들(1955~1963년생)은 80%이상이 농촌에 고향을 둔 사람들이다. 이런 베이비부머 세대들과 요즘의 세대들은 고향에 대한 개념을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 생각의 차이가 심해 요즘의 세대들을 일부에선 일명 ‘신인류’라 칭하기도 한다. 과거의 세대들이 흙과 같이 성장했다면, 요즘의 젊은 세대들은 딱딱한 아스팔트와 고층의 아파트 속에 기반을 두고 경쟁에 의한 오직 1등만을 목표로 하는 디지털 세대라 하겠다.
어느 연구기관에서 농촌에 사는 60대이상 노인층과 도시에 사는 젊은 층의 정자 수를 조사해봤더니, 젊은 도시사람들의 정자수가 농촌의 노인들의 1/3수준이라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발표했다. 아울러 신혼부부 중 7쌍에 1쌍이 불임 부부라는 통계도 보고 되고 있다.
요즘 우리산하는 점점 파헤치지고 갈수록 토양의 오염이 심화되어 가고 있다. 도시화 및 개발우선이라는 근시안적인 계획으로 마구잡이로 오염되어 가고 있다. 다행히, 환경단체와 농민단체 그리고 일부 학자들이 최근들어흙의 오염을 막아야한다며 발벗고 나서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다.
흙은 우리 몸으로 얘기하자면 일종의 혈액이다. 모든 질병의 원인은 혈액의 혼탁에서 기인한다. 과거에 우리는 단위면적당 많은 수확을 위해 흙을 오염시키는 고농약을 사용해왔다. 이는 결국 흙의 면역력을 파괴시킨다. 오염된 흙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우리가 섭취해 우리 몸은 어느 때부터인지 중금속에 오염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이는 곧 사회문제로 비화됨과 동시에 우리사회는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만 한다.
현대인의 질병은 백년 전에 비해 약 2배이상 증가 했다고 하는데 거의 모든 원인이 혈액의 깨끗하지 못함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공통점이 있다. 토양과 자연환경을 우선시 하는 정책결정이다.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자. 2011년 우리나라는 사상 유례없는 자연의 대재앙을 겪었다. 자연을 무시한 무분별한 개발정책의 결과가 이번 수해를 겪으면서 여실히 드러났다.
우리국민들의 안전 불감증은 결국 이런 자연의 순리를 거스면서 생겨난 것이다. 이제 우리는 흙의 소중함 인식하고 농촌환경의 지킴이로 나서야 한다. 그래야만 밝은 미래가 보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