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요금이 인상될 모양이다. 전체 운송원가의 60%를 차지하는 인건비가 매년 인상됐고 기름값도 대폭 올라 업계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내버스 업계는 운송 수익금으로 급여조차 주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요금을 반드시 인상시켜야 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행정기관이 시내버스 업계의 이같은 요구를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전북도는 곧 물가대책실무위와 소비자정책심의위를 열어 올해 안에 지역별 요금 인상률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한다.
그러나 업계가 요구한다고 해서, 또는 다른 지역이 이미 요금을 인상했다고 해서 인상하는 식이라면 곤란하다. 질 높은 서비스와 경영 투명성 등의 조건이 선행된 뒤 인상문제를 논의해야 순리다.
시내버스는 주로 서민과 학생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수단이다. 시민들은 제대로 된 운행규칙과 서비스를 공급 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운행시간 불이행과 대여섯대씩 한꺼번에 몰려다니는 경우도 허다하고 난폭 운전과 불친절 태도 등도 여전하다.
실제로 전주 완주지역 900명을 대상으로 한 전주시내버스 만족도 조사에서 10명 중 3명 이상(32.3%)이 불만을 나타냈다. 15.2%만 만족이라고 응답했을 뿐이다. 또 노선 운영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79.8%가 노선개편이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이 가운데 37.7%는 배차간격 조정을 요구했다. 한마디로 시민들은 노선과 배차에 불만이 매우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불만을 개선시킨 뒤 인상문제를 논의해야 마땅하다. 아울러 경영에도 불합리성이 있다면 제거시킨 뒤 요금을 인상시켜야 맞다. 이런 조건들이 이행되지도 않았는데 무작정 업계 입장만 고려해 인상시킨다면 시민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버스업계도 인건비와 기름값이 상승할 때마다 요금인상으로 해결하려는 식의 주먹구구식 경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렇다면 땅 짚고 헤엄치기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재정투명성과 서비스 장치를 소홀히 하고 업계 요구를 반영한다면 행정기관은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시민 세금으로 보조금을 지원한다면 그 보조금 규모가 적정한지, 제대로 쓰였는지 따져야 하는 이치나 똑같다. 시내버스 요금 인상에 앞서 재정건정성과 서비스 향상 대책이 서 있는지 살핀 뒤 인상 여부를 논의해야 옳다. 지방의회도 이런 점들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