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다시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단장 은희천)와의 연주회를 위해 전주를 찾는다. 클래식 대중화가 먹힐 것 같지 않는 ‘국악의 고장’ 전주 방문은 그의 파격적 행보와 일치해 보인다. 그는 “세계적인 수준의 오케스트라를 초청하는 것보다 민간 클래식 단체 10개가 경쟁하는 게 국내 클래식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해왔다.
그가 창단한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2000년 창단 첫 해 45회 연주회를 시작으로 매년 관객과의 거리를 좁혀왔다. 평균 30여 개의 도시에서 사흘에 한 번 꼴로 연주회를 연다.
“음악이 공연장에만 머물러 있어선 안 됩니다. 우리 사회와 각자의 삶에 영향을 미쳐야 합니다. 그게 진짜 음악이죠.”
그는 이제 작곡가 금수현씨의 아들이 아닌 민간 연주단을 성공시킨 ‘CEO형 지휘자’로 통한다. 오케스트라 연주만으로 클래식을 대중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비성수기에 휴양지의 리조트나 호텔과 연계해 음악회를 여는‘오케스트라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클래식 상업화 우려에 관해 “돈을 벌자는 게 아니라, 음악으로 감동의 폭을 넓히자는 것”이라면서“크로스 오버 공연이나 대중 가수와의 협연도,심지어 단원들에게 표를 팔아오라고 주문한 적도 없다”고 했다. 클래식 대중화에 대한 신념은 확고하지만, ‘금난새식 실험’으로 계속된다는 것.
이번 무대는 지난해 보다 더 대중적인 곡들로 추렸다. 롯시니의 대표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비발디의 ‘사계’(겨울), 시마로사의 오보에 협주곡,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등이 연주된다. 바이올리니스트 장은영(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 연주자), 기타리스트 김상민(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예술사 1학년), 오보이스트 유예동(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 연주자)이 함께 오른다. 관객과 연주자를 잘 소통시켜주는 게 지휘자의 몫. 그의 명쾌한 클래식 해설이 청중들로부터 100% 만족하는 무대로 안내할 지 기대를 모은다.
이화정기자 hereandnow81@
△ 금난새와 함께하는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 29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문의 063)283-2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