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전북일보에서 열린 폐회식에서는 김남곤 전북일보 사장과 정찬익 전북육상연맹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상식이 열렸다.
이번 대회에서 군산시가 우승과 함께 대회 2연패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정읍시, 남원시가 나란히 2, 3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의 특징은 군산시의 저력이 돋보였고, 세대교체가 이뤄졌으며, 중하위권 팀들의 약진을 꼽을 수 있다.
항상 대회가 끝나면 수많은 스타가 명멸하지만, 이번 대회는 이러한 특징이 가장 강하게 드러났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군산시 저력=이번 대회를 포함, 통산 6번을 우승한 군산시의 독주를 막는 것은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특정 선수 한두명에 의해 우승을 차지한게 아니고, 두터운 선수층과 유기적인 팀웍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총 14개 소구간중 군산시는 무려 6개 소구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준우승을 한 정읍시는 심종섭이 2개 소구간 우승을 하는데 그쳤다.
제아무리 빼어난 선수가 있더라도 선수층이 두텁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가 재확인된 셈이다.
14개 시군이 경합하는 이번 대회의 경우 웬만한 팀은 소구간 우승 한번 차지하기도 쉽지가 않다.
그런데 무려 6개 소구간에서 우승한 군산시가 종합 우승을 한 것은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그 속내를 보면 군산시의 저력은 엘리트 선수 몇명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순수 아마추어 동호인들의 실력이 가장 두터운 곳이 바로 군산이기 때문이다. 서채원, 전상국, 한재성 등 군산시청 소속 3인의 선수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또 일반 선수로 뛴 주현주·신하길의 활약도 돋보였다.
화성시청 백승혁과 전북체고 박재훈·황태연 등도 우승을 하는데 톡톡히 한몫했다.
서울체고 윤석일, 회현중 황태윤은 직접 뛰지는 않았지만, 엔트리에 포함돼 팀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문동신 단장과, 김동순 부단장, 백도현·이동옥 감독, 그리고 문정구 전감독 등의 헌신적인 노력이 뒷받침되면서 탄탄히 기반을 다진 군산시는 내년에 대회 3연패의 위업 달성을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확실한 세대교체=이번 대회를 통해 향후 전북마라톤은 심종섭의 시대가 개막했음을 예고했다.
지난해 최우수선수인 형재영과 최장거리 구간에서 이틀연속 맞붙어 확실한 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다.
심종섭은 지난 2009년 제21회 대회에서 최우수선수상을 받기는 했지만, 당시만해도 육상인들은 그를 ‘전북의 간판선수’라고 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심종섭을 보는 육상계의 눈은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14개 소구간 역대 최고기록을 3개나 가지고 있는 형재영도 이젠 심종섭의 적수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형재영의 전성기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거의 근접해가고 있는 심종섭의 성장세가 눈길을 끄는것은 너무 당연하다. 대회 첫날(24일) ‘마의구간’으로 일컬어지는 동산우체국~덕실사거리 11.5km 소구간 경기 결과, 심종섭은 34분39초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노시완(전주시·34분49초),형재영(남원시·35분14초)에 앞선 것이었다.
이틀째 경기(25일)에서도 가장 거리가 길고 가파른 곳에서 심종섭의 진가가 드러났다.
오리정~대명휴게소간 2소구간(10.7km)에서 심종섭은 32분10초로 골인, 2위 노시완(32분52초), 3위 형재영(33분45초)에 크게 앞섰다.
심종섭은 이구간에서 형재영이 세웠던 역대 최고기록(31분58초)에 불과 12초 차이로 접근하면서 ‘젊은사자’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만천하에 포효하고 나섰다.
△중하위권 팀들의 약진=전통의 강호 익산시가 8위로 떨어졌다.
역대 7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던 고창군은 10위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완주군, 김제시, 부안군, 무주군은 엘리트 선수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일반 동호인 위주로 참가해 매번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선수층이 두터운 전주시는 역대 단 한번 우승하는데 그쳤고, 이번에도 5위에 머물러 아쉬웠다는 후문이다.
전주시의 재정력이나 인구, 선수층을 감안하면 우승을 차지해도 여러번 해야하는데, 시지역에서 항상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중 하나는 하위권 팀들이 중상위권으로 도약했다는 것이다.
순창군의 경우 4위에 올라 다른 팀들을 놀라게했다.
순창북중, 순창고, 순창군체육회 소속 선수들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만천하게 과시했다.
또 장수군이 6위로 감투상, 진안군이 7위로 성취상을 받았고, 임실군도 꾸준히 10위권 이내에 들고 있다는 점이다.
1위를 한 군산시(6시간4분)와 12위를 한 김제시(6시간59분07초)를 비교할때 채 한시간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중하위권팀들이 이젠 만만치 않게 치고 올라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대회를 지켜본 육상인들은 “한두팀을 제외하고는 절대강자도 절대약자도 없는 군웅할거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준 대회”라고 입을 모았다.